문장의 살갗
https://www.youtube.com/watch?v=qAsscag1hs0&list=PLppVAByvRddUENQPuuFFhhGtTA12ienLJ&index=5
읽는 순간 손끝과 심장을 타고 흐르는 문체의 생명
문체는 이제 단순한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살아 있는 신체의 일부이며, 단어 하나하나가 피부를 스치고, 혈관을 진동시키며, 심장 박동과 맞닿는다. 읽는 순간, 우리는 문장 속에서 뛰는 피를 느끼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욕망과 고통이 우리 안에서 울린다. 쉼표 하나가 숨결처럼, 공백 하나가 체온처럼 느껴지고, 구절의 끝자락이 손끝을 스칠 때, 우리는 글을 통해 타인의 심장을 만진다.
문체는 상처에서 흘러나온 맥박이다. 벌어진 피부처럼 단어들이 드러나고, 피처럼 진동하는 감각들이 손끝과 눈, 귀를 통해 전해진다. 그 맥박은 불규칙하게 뛰고, 순간적으로 독자를 숨 막히게 하며, 동시에 도망칠 수 없는 몰입을 강요한다. 지나치게 빠른 박동은 불안을 불러오고, 느려진 박동은 냉기와 무감각을 전하며, 그 모든 변주 속에서 문체는 살아 있음을 선언한다.
읽는 행위는 이제 단순한 이해가 아니라, 신체적 친밀함이다. 문장의 피부에 손을 얹고, 혈관을 따라 흐르는 체온을 느끼며, 우리는 글 속에서 타인의 생명을 경험한다. 그 친밀함은 위험하다. 숨을 고르게 할 수 없고, 심장은 단어의 틈새에서 뛰며, 피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우리 안으로 스며든다. 글을 읽는 동안 우리는 살아 있음과 죽음, 쾌락과 고통, 욕망과 공포의 경계 위에서 몸을 흔든다.
문체는 언제나 살아 있는 신체에 비유된다. 그것은 단순한 장식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문장은 종이 위에 놓이는 순간, 이미 피부처럼 열린다. 활자들이 모여 있는 그 표면은 매끄럽게 봉합된 외피가 아니라,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갈라지는 생리적 기관에 가깝다. 문체가 강렬할 때, 그것은 체온과 비슷한 온기를 지니며, 읽는 이의 손끝에 진동으로 전해진다. 마치 베인 자국에서 뛰는 맥박처럼, 문장은 독자의 눈을 통해 혈류로 스며든다.
문체는 본질적으로 균열의 산물이다. 말해지지 못한 것, 감추어져야 했던 것, 끝내 발설되지 못한 것들이 단어의 틈새를 비집고 나온다. 그것은 터져 나온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같고, 동시에 그 상처를 봉합하려는 치유의 시도이기도 하다. 문장이란 결코 완벽하게 닫힌 구조물이 아니라, 읽히는 동안 계속해서 벌어지고 다시 아물기를 반복하는 상흔이다.
문체의 맥박은 가끔 글쓴이의 의도를 배반한다. 설명하려는 순간에도 문장은 설명을 거부하고, 단정하려는 문장은 미묘한 여운을 남기며 흩어진다. 이런 문장은 살아 있다. 생명은 늘 예측 불가능하고, 방향을 잃고, 어떤 목적에도 봉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무질서 속에서 문체의 맥박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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