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지만 있는 지도.
가슴에서 머리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
https://www.youtube.com/watch?v=jIrdQptsJts&list=PLppVAByvRddUENQPuuFFhhGtTA12ienLJ&index=8
가슴은 오래된 숲과 닮았다. 습기를 머금은 뿌리가 흙 속에서 뒤얽히듯, 감정의 뿌리도 눈에 보이지 않는 깊이에서 서로를 뒤틀며 기묘하게 얽힌다. 한 줄기 분노가 심장을 치며 떨릴 때, 그것은 마치 나무뿌리 속의 진흙물이 땅을 적시듯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분노가 눈물로 바뀌는 순간, 눈물은 단순한 수분이 아니다.
가슴속 회한과 기억의 응축물이며, 피부의 미세한 떨림과 손끝의 감각을 통해 몸 전체로 전이된다. 눈꺼풀 안쪽에서부터 손목까지, 가슴에서 머리로 향하는 길은 결코 직선이 아니며, 온몸의 감각이 매개가 된다. 숨결은 얕게 갈라지고, 가슴은 비틀리며, 심장은 고동으로 길을 표시한다. 환유의 여정은 이처럼 촉각, 청각, 시각, 후각, 심리적 감각이 뒤엉킨 채 시작된다.
오래된 연애편지를 펼치는 순간, 손끝에 닿는 종이의 질감이 기억의 흐름을 깨운다. 잉크 냄새와 종이의 마찰음, 조금 굴러간 모서리의 촉감까지, 감정은 손끝에서 몸 전체로 스며든다. ‘왜 그때 말하지 못했는가’라는 문장은 심장 근처에서 부드럽게 진동하며, ‘왜 그 순간의 진심을 숨겼는가’라는 질문은 목젖과 가슴 사이에 울림을 남긴다.
머리는 이미 과거를 정리하고자 하지만, 손끝에서 올라오는 기억의 미세한 떨림은 논리의 울타리를 넘어선다. 환유의 과정은 손끝에서 촉발된 감정이 몸을 타고 머리로 이동하는 과정이며, 감각적 증폭을 거쳐 의미로 변환되는 복잡한 소용돌이 속에서 이루어진다.
길을 걷다 마주친 오래된 카페의 향기는 또 다른 환유의 장면이다. 커피 향이 코끝에 닿을 때, 목구멍과 폐까지 서늘하게 스며든다. 따뜻한 향기는 어깨를 감싸고, 시야 속의 창밖 빛과 바닥에 부서지는 그림자가 함께 섞인다. 어린 시절 연인과 마주 앉았던 자리, 손끝의 미세한 떨림, 의자와 바닥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동까지 한꺼번에 불러온다.
향기는 단순히 후각적 자극이 아니라, 가슴속 경험을 온몸으로 전이시키는 통로이며, 머릿속 언어로 변환되는 순간, 이미 경험은 재구성되어 있다. 설렘과 상실, 죄책감과 기쁨이 한꺼번에 겹쳐지는 모순적 감정의 층위 속에서, 머리는 불완전한 의미를 붙들고 몸과 감정을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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