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뒤집힌 버스 안에서 작은 손 망치들이 유리창을 깨부숩니다. 작은 유리 알갱이들이 감은 눈꺼풀을 부수고 눈동자에 박힙니다. 간혹 인간의 눈꺼풀은 작위적이란 생각을 합니다.
바람이 눈부신 월요일 아침이구요.
하늘은 구름이 한창입니다.
맑다고 하기엔 구름이 너무 많고 구름이 끼었다고 하기엔 하늘이 너무 많이 드러나 보입니다.
아빠에게 장난을 치러 오기 전 이미 혼자 신이 나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자고 일어나 머리가 헝클어진 계집아이, 이제 막 압력밥솥이 소리를 내며 경쾌한 증기를 뿜어낼 것 같은 아침입니다.
오늘따라 아침에 쓰는 글은 저의 느리고 할 일 없는 보폭처럼 자꾸만 행간의 물웅덩이마다 고여있는 하늘을 들여다봅니다.
공원에 산책 가서 물웅덩이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렇게 물웅덩이를 들여다보는 건 산책 나온 강아지들 뿐이었고 혹 같은 물웅덩이를 쳐다보던 개와 눈이 마주치면 주인을 목줄을 당겨 사라져 갔습니다. 물론 강아지는 따라가며 고개 돌려 저를 쳐다보곤 하였습니다.
허리를 폈고, 인간이었음을 밝혔습니다.
산책을 나왔을 땐 가로등도 켜져 있었는데, 구름이 하늘을 움직이더니 지금은 하늘색 선글라스를 쓰고 또렷해져 갑니다.
들어있던 코끼리 천천히 뒤로 꺼냅니다.
오늘의 보아뱀 속엔 어떤 물건이 들어있을까?
햇살과 바람을 가릴 모자, 손이 따스해지는 아메리카노, 신선한 와사비가 놓인 초밥, 작은 무릎 담요,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책, 고양이수염, 깔깔 거리며 웃는 가을 햇살, 사람은 빼고 말없는 사물들만 나도 보아뱀 속으로 기어들어 가 가느다란 척추뼈마다 불을 켭니다.
배부른 보아뱀처럼 느리게 아침이 지나가기를. 움직이지 않고도 월요일이 훌쩍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