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에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

S#14. 이자카야 

시내 유행하는 이자카야의 한쪽 켠 테이블에 유정현 이정환 정문기 세 사람이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정문기            (술잔을 들며) 드디어 서울서 취직된 이정환을 축하하며

이정환            (주위를 보며) 아 왜 이래 이 새끼가

유정현            (술잔을 들며) 석 달 못 간다에 내 모든 명예와 손모가지를 걸며

이정환            뭐? 석 달? 안 잘리면 어쩔래? 

유정현            잘리면 어쩔 건데? 너도 손목 걸어 그럼

이정환            에이 나쁜 새끼들 (술잔을 원샷으로 마신다)

정문기            (안주를 깨작거리며) 근데 내일 회의 어디래?

유정현            너네 공사 중인 드림타워 76층이라는데, 벌써 호텔도 들어선 거야?

정문기            아.. 호텔은 내년 말 돼야 들어갈 거야

공사는 다 됐는데 뭐라 그러는 거 같더라고...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이정환            아니 무슨 TF를 당사자 건물에서 해?

 

정문기            모야... 그 TF 우리 겐세이 하려고 하는 거야?

이정환            당연하지 너네 저 타워 올리느라고 땅속을 얼마나 개판으로 까뒤집어 놨는지 꼼꼼하게 뒤져볼라 그런다 왜!

정문기 농담으로 한 얘기에 너무 진지하게 반응한다

완전히 긴장하고 당황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 올린다

유정현            (술잔을 정문기에게 갖다 대며) 뭐야 얘... 진짜로 쫄은 얼굴인데?

유정현과 이정환 이런 정문기의 반응이 재밌다는 듯 유쾌히 약 올린다

이정환            넌 지금 지하 터널 뚫고 있는 거야?

정문기            죽을 맛이다 정말... 

유정현            빡세냐? 

정문기            요즘 사고가 좀 많았잖아.. 위에선 시간 줄여라 쪼아대고

땅속에선 저놈의 개무식 터미네이터 현장소장이 쪼아대고

이정환             아까 니 쫄아갖고 (두 손으로 머리 위에서 허우적거리던 모습을 흉내 내며) 막 이러던 그 사람? 키키키키(약 올리듯)

정문기             봤냐? 키키키키

유정현             터미네이터는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