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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묻는다

삼봉백화점 붕괴 사고를 다시 꺼내며

by 나라파파

S#27. 유영한의 집


경기도 외곽의 단독주택

유정현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유정현 어머니가 반갑게 맞이한다


유정현 어머니 주말도 아닌데 웬일이니?

유정현 (신발을 벗고 올라서며) 근처에 왔다가요… 아버진 어디 계세요?


유정현 어머니 고개를 돌려 유영한의 서재 쪽을 쳐다본다

유정현과 어머니 서재를 향해 걸어가는데 거실 테이블 위에 서류들이 많이 쌓여있다

유정현 서재문을 노크하고 들어서면 유영한 책상에서 노트북에 문서를 작성하고 있다


유정현 저 왔어요

유영한 (노트북에 타이핑하며) 잠깐만, 메일 하나만 보내면 되니깐


유정현 서재 안 책들을 둘러본다

지진 관련 서적과, 일본어 영어로 적힌 책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다


유영한 (메일을 보내고 노트북 화면을 덮으며) 얼굴이 많이 탔다?

유정현 (턱선을 손으로 만지며) 요즘 운동해서 그런가요?

유영한 암벽 타기 그거 계속하니?

유정현 밖에는 자주 못 나가고… 실내에서 많이 해요

유영한 밥은 먹었니?

유정현 엄마한테 밥 좀 달라고 했어요… 아버지는요?

유영한 난 점심때 약속이 있어서 너무 거하게 먹었더니 아직 생각이 없네

유정현 당뇨 환자가 너무 과식하시면 안 좋아요

유영한 니 엄마랑 똑같은 소리를 하는구나


둘이 잠시 말이 없다

유영한은 애꿎은 연필꽂이에 볼펜들을 정돈하고, 유정현은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만지작 거린다


유영한 뭐 할 말 있어 온 거구나?

유정현 그…(주저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유영한 씽크홀 관련 기사 나온 거 봤다

유정현 어떤 거 같으세요?

유영한 글쎄… 너가 더 전문가 아니니?

유정현 (유영한의 반응을 살피며) 지하철 공사하는 곳에서 지진 관련 이슈를 말하네요…

유영한 (놀란 듯 눈썹이 위로 잠시 추켜올렸다가 곧 진정하며) 지진?

유정현 거기 관리소장 의견이었어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유영한 지진은 발생 후에 확실해지는 거지… 터지기 전엔 모르지…

유정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서울 한복판에서?

유영한 글쎄…(말을 아낀다)

유정현 아버지 예전 서소구청 계실 때…

유영한 (말을 자르며) 그래! 너네 판단엔 어떤 거 같니?

유정현 삼봉 백화점 붕괴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어요


유영한 심각해지는 듯 손으로 입을 가리며 의자에서 허리를 깊게 하며 자세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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