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에게 연락이 왔어요. 아직도 고민 중?

『요즘 남자 요즘 연애』전남친 퇴치소설

by 산문꾼



Photo by Kristina Tripkovic on Unsplash

우리는 사랑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하게 많이 알고,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큼 아는 게 없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본다. 소개팅이었든, 친구였든, 우연히 마주쳤든. 그땐 서로가 꼭 만나야 할 사람처럼 느껴졌다.


연애 초반의 우리는 분주하다. 궁금한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설렘은 점점 익숙함으로 바뀌고, 대화는 줄고, 서로의 인스타 피드만 스크롤하게 된다.


영화평론가 김태훈은 말한다.


“사랑이 식은 게 아니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구애 당시의 열정적인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은 아니죠.”


설렘만 좇다 보면 결혼이라는 현실 앞에서 금세 지칠 수 있다. 그렇다고 안정감만으로 관계를 유지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요즘 남자, 요즘 연애』는 이런 고민을 가볍고도 현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썸부터 연애, 이별, 재회까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특히, 전 연인의 연락처럼 애매한 상황을 다룰 때 이 책은 단순한 위로나 조언을 넘는다.


“헤어진 연인이 연락해올 때 신경 써야 할 건 진심의 질뿐 아니라 양이다. 가끔 ‘뭐해?’라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건 그 순간엔 진심일 수 있다. 하지만 고작 하루 중 2분 남짓한 진심이다. 매일 연락해도 한 달이면 한 시간, 1년이면 열두 시간. 일 년 중 하루치도 안 되는 마음으로 당신을 찾는 사람을 다시 만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말뿐인 다정함에 다시 약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은 말보다 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 착각에서 벗어나려면 조금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시간은 아픔을 덮어주는 약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포장하는 약이기도 하다.


“시간이란 약은 아픈 추억에도 새살을 돋게 한다. 완벽하지 않던 기억이 점점 더 아름답게 미화된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지나간 사랑이 더 나았다고 착각한다. 소설 속 인물 ‘준이’는 결국 전 여자친구를 다시 만난다. 그가 말하는 ‘책임감’의 무게는 무겁다.


“사랑을 시작할 때, 끝낼 때,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할 때, 그리고 실제로 돌아가게 만들 책임까지. 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을 때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결국 묻게 된다. 그 사람은 무게를 견딜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나 역시, 그 질문 앞에서 솔직한가?


“연애가 끝나는 지점을 확인하려 하지 마라. 그 지점을 궁금해하는 마음 자체를 없애는 것. 그게 이별을 견디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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