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4
지난 금요일, 딸이 학교 갔다 와서 이야기했다.
"엄마! 오늘 반에 애들 많이 안 나왔고, 내 옆에서 급식 먹고 엄청 친한 친구도 오늘 안 나왔어. 근데 나는 안 아파."
이 말을 들으니, 걱정이 되었다. 학교에서 반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메시지는 받았지만 아이에게 증상이 없었고, 이런 경우 PCR도 받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우선은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한 줄..
이를 본 딸이 말한다.
"나 슈퍼 두퍼 면역자인가 봐!"
하지만 걱정대로 토요일부터 아이는 머리가 아프다면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38도를 넘어 39도가 되자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했다. 해열제를 먹이고 감기약을 먹이고 다시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했다. 또다시 음성... 토요일에 아이를 돌봤던 남편도 몸살이 난다며 약을 찾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 음성이다.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아이는 열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힘들어했다. 목도 너무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냄새도 너무 잘 맡고 저녁엔 기운을 좀 차리더니 짬뽕을 흡입했다.
코로나에 걸리면 냄새도 못 맡고 맛도 못 느낀다고 하던데.. 아이는 목 아프고 열이 오르는 것 외에는 듣던 코로나 증상과 달랐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시 자가진단을 했지만 역시 음성이었다.
주말엔 병원에 가면 대기도 많으니, 열 오르는 데 더 힘드니까 조금 더 기다려보고 월요일에 병원을 가기로 했다.
월요일에 나는 일이 있어서 집을 나섰고, 몸살 기운이 있던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갔다. 자가진단도 계속 음성이었고 아이가 냄새도 맛도 잘 느꼈기에 독감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딸, 양성이래!"
아이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같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남편은 음성이었다.
그러자 딸은 이렇게 말한다.
"아빠가 슈퍼 두퍼 면역자인가 봐!"
무튼 부랴부랴 학교와 학원에 연락했다.
하지만 남편은 음성이라기엔 감기 증상이 있고, 나는 증상이 없지만 전날 딸의 짬뽕도 같이 먹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알아보니 동거인이 양성이 나왔다는 확인 문자를 받으면 PCR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다음날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선별 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남편과 결과를 기다렸다.
그날 밤, 자고 있던 나를 남편이 깨운다.
"문자 왔어! 봐봐. 나는 양성이래!"
"그래? 음... 나는.. 음성이네?"
아니 이런! 나는 딸이랑 밥도 같이 먹고 같이 자고, 남편이랑도 며칠을 같이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나만 음성이라니...
이젠 내가 '수퍼 두퍼 면역자'인가 보다!
하지만... 며칠 후 나만 아플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