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아줌마의 불안증 투병기 10
얼마 전 인터뷰를 한 작가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
"우리는 살아가는 것일까요? 죽어가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하루하루 혹은 한순간 한순간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죽는다는 결말이 정해졌기 때문에, 실상 죽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최근 가까운 사람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고, 그로 인해 깊은 숙고를 했기 때문이라 했다.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나 역시 머릿속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니 우울해지자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더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삶과 죽음... 마흔이 넘은 지 몇 해 되었지만, 여전히 어렵다. 아는 사람의 죽음은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나 자신에게 죽음이 온다면 그것은 '평온'이라 생각된다. 최근 깨달은 건데, 나는 이제 죽음이라는 마지막 단계만 기다리고 있다. 아마 이걸 우울증이라 부를지 모른다. 물론 죽기 전에 아이의 성장과 결혼, 손자도 보고 싶다. 그럼에도 그 사이에 살아감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오늘 병원에서 내 인생에서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에게 죽음은 평온과도 같은 거 같다고 말이다. 그리고 추상적으로 안정을 의미하는 집인 거 같기도 하다. 그곳은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심해이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 외딴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의사 선생님은 내가 많이 지친 거 같다고 하셨다. 난 이미 일 년 넘게 (내 기준에서는) 쉬고 있음에도, 지친 거 같다는 진단을 받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면 언제까지 더 쉬어야 하는 걸까. 쉬다 보면 나아질까. 그리고 어느 정도로 아무것도 안 해야 하는 것일까.
그러기엔 내 머릿속을 쉬게 하기가 너무 힘든데 말이다.
요즘, 정말 절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애쓰지 말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천천히 죽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