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더 기다려야 해

2019.7.1(월)

by 스튜디오 포카

아침 일찍 산부인과에 가려고 바쁘게 움직였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씻고, 잠이 덜 깬 개를 데리고 산책에 다녀왔고, 개의 밥과 간식을 챙겨주고, 외출 준비를 했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했는데, 내 기대와는 달리 초음파 검사를 하기에는 주수가 이르다고, 한 주 뒤에 다시 오라고 했다. 임신했는지 안 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이리 힘든 일일 줄이야! 나는 병원 가서 상담을 하고, 피를 뽑거나 하는 방법으로 임신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부지런을 떨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맥이 빠졌다.


집에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밥이라도 먹고 가기로 했다. 마침 일찍 문 연 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콩국수를 시켰다. 평소에 콩국수를 좋아했는데 임신 증상이 있고 난 후로는 처음 먹어보는 거였다. 만두도 같이 주문했다. 2개월 전쯤 ‘아무튼 비건’이란 책을 읽고, 육식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는데, 아이를 가졌다고 하니 언니가 고기도 챙겨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다시 먹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만두는 다 먹지 못했고 남은 건 포장해왔다. (이날 내가 선택한 메뉴는 뱃속 꼬맹이의 취향은 아니었나 보다. 그 후로 콩국수와 만두는 생각만 해도 비위가 상해 찾지 않는 음식이 되었다.)


집에 도착하니 졸음이 쏟아졌다. 우리 개랑 이불 위에서 오후 내내 낮잠을 잤다. 배를 채우고 나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수면욕만 남는 상태가 된다. 해야 할 일들도 있는데 넋 놓고 하루를 또 보냈다. 내 몸이 어떤지 모르는 상태로 한 주를 더 기다려야 하다니. 인내심이 없는 나는 분한 기분마저 들었다. 임신은 원래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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