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그렇게 끝까지 학교를 혼자 다닐 줄 알았다.
'내가 선택한 외로움이니까.'라는 말이 머릿속을 수천번 되네여도,
다짐은 얕은 물살에도 떠밀려 가듯
2학년이 되었을 때, 의미 없는 가방과 구색을 맞출 책들을 챙겨 집을 나와
자신 없는 눈을 하고 바닥만 쳐다보며 걸었다.
학교에 도착해 강의실로 가 공부라고 열심히 해야지 하며 앞자리에 앉으려 했는데
맨 뒤의 소란에 눈을 돌려보니 손을 흔들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짧은 정적이 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가고
'이번에도 외로울 거야?'라는 물음이
짓다 포기한 모레성이
얕은 물살에 떠밀려가도 흔적은 남은 것처럼
뻗어져 오는 손을 관성적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외로운 것은 싫으니까."
어제도 오늘도 내가 뜻한 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선택한 모든 것들은 후회를 낳았다.
이번 선택도 분명 또 다른 후회를 낳겠지만
어제 하던 후회를 오늘도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후회를 하는 게 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