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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내)가 유럽에 가기로 한 이유

굳이, 짐 들어줄(?) 남편도 없이 둘이서!

by 나로작가

매거진 나로의 글들을

읽으신 독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이력이 좀 독특합니다.


2012년 2월 대학 졸업

2012년 5월 결혼

2012년 9월 취업

2012년 11월 아들 임신


'왜 그랬냐?' 물으신다면

정말 '몰라서 그랬어요' 밖에

할 말이 없는,

인생의 빅 이벤트들을

2012년에 몰아서 경험, 시작한 사람.


그래서 저의 20대 후반~30대 중반은

직장/ 집 / 아이 보육(교육) 기관을

동동거리며 정신없이

오가는 시간들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점점이 남은 눈물 자국과 함께.


남의 집 아이들은 빨리 크는데

우리 집 아이는 왜 이리 천천히 크는지.

제가 이상한 엄마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을 느낀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저는 매일

어제보다 오늘이 좋았어요.

그만큼 아이가 더 자랐으니까.

그 정도로 힘들었어요.


2024년 가을,

급격한 신체화로

불면증이 심해져

갑자기 시작한 1년 무급휴직.


재직 중 한 번 밖에 못쓰는 걸

지금 쓰겠다고?

초기엔 엄청 혼란스럽고

불안했으나

시간이 조금 흐른 뒤

마음 정리가 되자마자

바로 시작한 일.


2025년 5월,

날씨가 가장 좋다는 시기.

근무 중엔 꿈도 못 꿀 시기에

아들과 이탈리아/ 스위스를

다녀오겠다 마음먹고

하나씩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대학 시절엔 돈도 용기도 없었고,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 취업, 출산을

연이어 경험하느라 유럽 여행은

항상 남의 이야기였거든요.


드디어 때가 왔다.

25년엔 아이도 6학년이니

장시간 비행도 가능할 거야.

지금 안 가면 언제 가?


가자. 무조건 가자!

호기롭게 여행 준비 시작.


남편은 직장 일이 너무 바쁜 시기라

처음부터 5월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설득했지요.

그나마 직장 일이 한가한 1~2월 중에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과 함께 하는 것보다,

좋은 계절의 아름다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보는 게

우선순위에 있었습니다.

겨울에 가도 좋긴 하겠지만,

5월만큼 날씨가 좋진 않잖아요.

(겨울에도 날씨가 좋은 때가 있나요?

아시는 분 꼭 댓글 부탁드립니다 >.<)


어쩔 수 없어요.

주말부부로 일주일에 1번 정도씩만

얼굴 보며 산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남편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하고 싶은 것을 뒤로 미루던 저는

이미 몇 년 전에 사라진 느낌.


울트라 파워 J는 2025년 5월에 떠나는 여행을

2024년 가을부터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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