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8

아침에,

by 강물처럼


와, 여기 봐.


이쪽이 더 하얗고 깨끗한 거 같아.


소담하네.


정말 환하고 탐스럽게 생겼네.


무슨 말인지 아실까요?


어제 늦은 시간에 거리를 걷다가 들었던 사람들의 감탄사였습니다.


길 양쪽으로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달은 또 어찌나 밝던지요.


사람은 꽃만 펴도 착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금방 흔들리고 마는 것도 우리 몫인 듯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거짓말을 하고 사는 것이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그것이 차라리 생리현상이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없는 듯 있는 ´양심´이란 것도 있고 그 양심은 ´마음´에 살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눈동자´라는 것이 있어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조물주의 조화가 신비롭습니다.


자신도 깜박 속는 거짓을 떠드는 능력이란 정말이지 대단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그렇게 막 나가게 놔두지 않는 방어기제가 우리에게는 또 있습니다.


사람의 눈동자에는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흰자위가 넓게 차지하는데 그것이 거짓말을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까만 동자는 결국 흰자위를 바탕으로 돌아다니는데 그때마다 어떤 식으로 거짓을 떠올리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해소에 들어가서는 차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눈을 굴리지 않고 머리도 굴리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는 곳에 다다르면 평화롭습니다.





새벽에 태어난 아기 주먹만 한 벚꽃송이들이 주렁주렁 맺혔습니다.


사람들은 예쁘다며 지나가는데 옛날 생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거짓말을 하나 지어냈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어.... ´





사순절 끄트머리에 와 있습니다.


곧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실 겁니다.


꽃은 축제처럼 환하고 달도 밝은데 우리는 어둡습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마태 26:22





말없이 길을 비추는 벚꽃 아래에서 기다렸습니다.


세상 가장 근사한 고해소가 여기 아닐까 싶었습니다.


'꽃처럼 살지 못했습니다.'


그 말이 자꾸 새어 나오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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