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그릇

가지각색(各色)

by 나리

8시 57분

누구는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또 누구는 한결같은 속도로 평온하게 걷는다


8시 58분

쉬익쉬익 재빠르게 자전거 페달을 밟은 한 아이가 지나간다

허억허억 이미 숨이 목까지 찬 아이가 교문을 통과할 때쯤

저 멀리 다른 길을 선택한 아이가 보인다

툭! 가방이 먼저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8시 59분

뒤늦게 시간을 확인하고 뛰는 아이

시간을 알지만 걷는 아이

교복으로 가릴 수 없는 가지각색(各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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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길, 교복을 입은 한 아이가 내 옆을 뛰어 지나갑니다.

시간을 보니 아홉 시 삼분 전입니다. 지각하면 안 될 텐데 걱정이 들어 주위의 아이들을 살핍니다.


행여 늦을까 뛰는 아이도 있지만 이미 모든 것을 초월한 듯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가방을 먼저 던지고 높지 않은 학교 울타리를 넘는 아이도 보입니다.

그 와중에 가방 없이 지나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들에게 뿜어져 나오는 여러 색깔의 에너지에 마냥 흐뭇한 아침입니다.


너희의 학창 시절이 무지개 빛 해피엔딩이길 한때 학생이었던 지나가는 아줌마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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