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행복한가?"
"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까?"
이 물음이 내 마음에 들어온 순간, 비로소 깨달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였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꿈꾸지만, 그 행복을 찾아가며 자신에게 진지하게 물음을 던지는 사람은 드물다. 나에게 질문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해주는 열쇠와 같았다. 그것은 내 인생의 방향을 다시 설정해주는 나침반이기도 했다.
어느 날, 출근길 지하철 창문에 비친 모습이 문득 낯설게만 느껴졌다. "나는 지금, 정말로 행복한가?" 이 질문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아니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지진과도 같았다. 안정된 월급과 사회적 지위의 보호막 속에서 편안함에 기대며 살아가던 나는 어느새 그 울타리 안에 갇혀 많은것을 잃어가고 있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다름 아닌 불꽅 같던 삶을 향한 열정과 자발성, 그리고 주체성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퇴사를 결심하기 전, 두 가지 질문을 내 삶의 중심에 놓기로 했다.
첫 번째, 질문. "나는 지금, 나로서 행복한가?"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잠시의 안도감을 주었지만, 그와 함께 내 열정은 점차 시들어갔다. 점점 더 무기력해졌고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었다. 일은 이제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대와 지시에 맞춰 살아가는 수단이 되어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선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나는 그 틀 안에서 적당히 움직이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꿈꾸던 삶이 지금의 모습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내 인생은 그저 안정이라는 무기력 속에 갇혀 있었다.
사실, 나는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다. 여기서 '좋아하는 일'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내 삶의 깊은 갈망, 욕망과 연결된 것이었다. 나에게 '일'은 그 갈망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을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야만 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가?"
내가 꿈꾸던 삶은 단지 경제적 안정과 편안함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본질을 탐구하고,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어가는 여정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 열망을 잃어버린 채, 안전한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나로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두 번 째, 질문.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 안에서 불타오르는 그 갈망을 따라가기 위해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배우고 경험하고 도전해 보겠다는 이유로 무작정 퇴사를 하기에는 나는 이미 내 삶을 책임져야 하는 무게를 어깨에 한가득 짊어진 성인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현실적으로 퇴사 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그토록 내가 꿈꾸던 나의 일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 따져봐야 했다. 이 질문은 단순히 현실적인 가능성을 넘어서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과도 맞닿아있었다. 나에게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울러나오는 Wants를 찾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했다. 단지 회사 생활의 권태 때문이 아니라,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자 하는 갈망이 나를 계속해서 건드렸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회사에 권태를 느껴 퇴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문제였다. ‘싫다’는 감정적 차원의 이유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결정을 내리기 전 모든 것의 기준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어야 했다.
다행히도, '나의 것'에 대한 확신이 완전히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Yes'라고 답한 순간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것이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퇴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퇴사를 마음먹고 몇 개월 동안 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이 질문들을 되풀이했다. 마음의 결정은 이미 내렸지만, 그 결정을 더 단단히 굳히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확실한 것은, 지금의 삶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나의 심장이 반응하는 곳으로 향해 살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의 일, 그 너머의 삶의 의미를 찾고 싶었다.
태양이 내리쬐는 그날,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제는 진짜 뜨거움을 마주할 때라는 것을. 눈앞에 펼쳐질 새로운 삶의 질문들에 답할 시간이 왔다는 것을.
퇴사 처리는 빠르게 진행됐다. 그렇게 나는 직장인의 수식어를 2년 반 만에 벗어던졌다.
질문은 그저 궁금증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줄 길잡이이며,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여정이다.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진짜로 행복한가?"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늘도 마음에 지진을 일으킬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하는 용기가, 나를 더 나답게,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질문은 더 나은 삶을 찾아가는 여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