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우리를 가로 막는가?"
한적한 카페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지나가는 사람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들, 그리고 저 멀리서 흐르는 구름까지 모든 게 한 장의 그림처럼 스쳐 간다. 문득, 내 삶도 저 풍경처럼 흘러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그 안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온다.
우리는 왜 그렇게 질문을 두려워하는 걸까? 어쩌면 지금 이 시대는 너무 바빠서, 혹은 너무 복잡해서 질문하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묻기보다는 그저 주어진 일상에 매몰되고, 틀에 맞춰 살아가는 데 익숙해진 듯하다. 질문을 던지는 일 자체가 마치 사치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되어버린 걸까?
나도 한때는 내 삶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두려웠다. 무언가를 묻는다는 건, 내가 가진 익숙한 틀을 깨야 한다는 뜻이었으니까.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라는 질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곤 했다.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몰라서 두려웠고, 혹시 잘못된 답을 내릴까 봐 망설였다. 그때는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풍경 속의 나를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인생의 갈림길 앞에 서게 되었을 때,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순간, 나는 비로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뭘까?” 그 질문은 처음엔 나를 혼란스럽게 했지만, 결국 지금의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주는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질문을 멈추게 만들었을까?
첫 번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지금의 안정된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는 일이다. 그 길 위에서는 실패할 수도 있고,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잘못된 질문을 던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많은 이들이 머뭇거린다. 나 역시 질문의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그 실패들은 결국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의심하고 불안해했다. “정말 네가 그 일을 할 수 있겠어?”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그런 불확실한 길을 간다고?” 하는 말들이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돌았다. 그런 반대의 소리들이 나를 끊임없이 흔들어놓았지만, 그 질문들을 피해 가지 않고 마주했을 때, 나는 내 안에서 작은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실패해도 괜찮아,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더 나아질 거야”라고. 그것이 설령 합리화에 그치는 작은 위로일지라도 말이다.
두 번째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질문을 던지는 것은 때때로 익숙한 틀을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를 선택하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낯선 길 앞에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반대하고 의심의 눈길을 보낼 때, 나는 나의 결정을 믿고 따르기로 했다. 선택에도 연습이 필요하듯, 그리고 그 연습이 삶의 근육을 만들듯이. 물론 때때로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이 불안했고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 나는 조금씩 진정한 나를 발견해 갔다.
인간은, 매일, 매분, 매초,변화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 존재일 수 없으니.
세 번째로 진실에 대한 두려움도 빼놓을 수 없다. 질문을 던진 후 마주해야 할 진실이 우리를 두렵게 한다. 우리가 피하고 싶었던 진실, 원하지 않았던 답이 눈앞에 놓일 때의 고통을 겪기 싫어서 사람들은 아예 질문을 던지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진실을 마주한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영혼은 언제나 삶의 진실됨을 요구한다. 진실을 외면하고 싶어지는 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깊은 질문을 던져본다. 그 끝에는 나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결국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은 내 안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서 시작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이 어디인지 묻는 것. 그 물음 속에서 우리는 때로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길을 잃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결코 그 과정이 헛되지 않을것이라는 걸 믿는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는가?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그 질문을 피해 가지 말고, 그 답을 찾기 위해 한 걸음 내디뎌 보는건 어떨까?
그 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결국 당신 자신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