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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유 Nov 11. 2021

불안을 잠재우는 나만의 단어

만트라 명상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명상이 큰 도움이 된다. 명상 중에는 특정한 단어나 구절을 반복해서 말하는 ‘만트라 명상’이 있다. 명상은 생각보다 어렵다. 잡념을 버리려고 할수록 더 잡념이 많아지는 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중 ‘만트라 명상’을 알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하는 명상보다 특정한 단어를 계속 반복해 말하는 만트라 명상이 훨씬 집중이 잘 되었다.

만트라 명상에서 ‘특정한 단어’는 일종의 잡념을 없애고 집중을 도와주는 주문과도 같다. 만트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소리는 ‘옴(OM, AUM)’이다. ‘옴’의 의미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른다. 옴이 창조자의 입에서 나온 맨 처음의 소리이자 모든 소리의 근원이라 말하기도 하고, 다섯 가지 음(音)의 요소인 A, U, M, 점(點; bindu), 소리(nada)로 구성되며 조물주와 일치시키는 신성한 매개자로 설명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꼭 ‘옴’이라는 단어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고, 주위를 집중시킬 수 있는 단어면 어떤 것이어도 좋다.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나무관세음보살’, 카톨릭 신자라면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을 반복해서 말해도 된다. 

나는 ‘사랑해’ 혹은 ‘고마워’를 만트라 단어로 선택했다. 내 스스로 선택했다기보다는 하도 주변에서 ‘너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두 단어가 나만의 만트라가 되었다. 

주로 자기 전에 조용히 내가 나를 쓰다듬고 다독이면서 ‘사랑해’ 혹은 ‘고마워’를 반복해서 말했다. 효과가 있었는지,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나에게 ‘사랑해’ ‘고마워’ 말하면서 그 지독한 불면증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욕심이 났다. 감정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올라오는데, 만트라 명상을 낮에 하기는 아무래도 힘들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도 마음이 불안해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렇다고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웠다. 

낮에도 편하게 만트라 명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나만의 만트라 단어를 글로 쓰기로 했다. 만트라 명상은 특정 소리를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소리를 내는 대신 손으로 글을 쓰는 것도 효과가 있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다가도 마음이 복잡해지고 감정이 요동을 칠 때는 ‘사랑해’ 혹은 ‘고마워’를 쓰고 또 썼다. 나에게 말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내 이름을 앞에 쓰고 사랑해, 고마워를 쓰기도 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나의 경우 컴퓨터로 타이핑을 했는데, 노트에 손으로 써도 괜찮다. 신기하게도 한 페이지 정도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면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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