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았던 2주 그리고 다가오는 끝

번아웃 후 휴식 - 86일 차

by Nana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지난 2주는 정말 파도 같은 나날들이었다.


지난번 글을 쓰고 금요일 오후나 늦어도 월요일 아침엔 연락 주겠다던 리크루터는 금요일 오후에 바로 이메일 보내와서 수요일 오후에 전체 미팅 (하이어링 매니저, 인터뷰 패널들, 인사팀)이 잡혀서 그때 결론짓고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월요일까지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수요일 오후가 되기 전까지 월-수 나는 그저 긴장이 되었고 그 긴장을 풀기 위해 일부러 바쁘게 움직였다.


월요일엔 집 전체 대청소를 했고, 화요일엔 냉털 요리를 가득했다. 수요일 아침에도 괜히 간식들을 만들어보며 긴장을 풀고 예능을 보고 괜히 연봉 협상법을 찾아보다가 이메일을 확인하는데 오후 몇 시쯤 미팅이 있는지 몰라 그냥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었던 거 같다. 퇴근시간인 5시가 지나도 없는 연락에 실망하면서 혹. 시. 4시부터 5시까지 미팅이 있었어서 인사팀에서 이메일 보내줄 시간이 없었던 건 아닐까 하고 희망 회로를 돌려봤지만 예감이 좋지 않았다. 남편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며 며칠 더 기다려 보자고 했지만 목요일에도 연락은 없었고 금요일 아침에 내가 이메일을 먼저 보내고 나서야 점심 이후에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혹시 내가 제일 먼저 오퍼를 받은 사람은 아니지만 혹시 첫 번째 오퍼를 받은 사람이 사인하지 않으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미안하다고 시작하는 이메일을 보며 다 읽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열어보았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무도 오퍼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회사 전체에 하이어링 프리즈 (Hiring freeze)가 연말까지 발효되어 오퍼를 누구에게도 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내년 첫 분기 (1-3월)에 재개를 하게 되면 다시 미팅을 가지고 누구에게 오퍼를 줄지 결정할 거라 그때도 내가 아직 이직을 고려 중이라면 다시 연락하자고 하였다.


사실 하이어링 프리즈가 있다는 것은 회사가 돈을 아껴야 하는 상태라는 뜻으로 회사가 잘 되고 있다는 사인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하루빨리 나가고 싶은 내 입장에선 이 회사의 자리만큼 내 맘에 쏙 드는 직책도 없었고 인터뷰하면서 회사사람들이 더 맘에 들기도 했었기에 꼭 됐으면 좋겠는데 너무 아쉬웠다.


원래 그 주에 메디컬리브도 끝나는 거였어서 회사로 돌아갈지 말지도 얼른 결정해야 됐었는데 그러고 또 베네핏회사에서 다음 주 (이번 주)까지 연장가능하다고 해서 나는 지금 진짜 마지막 메디컬 리브를 즐기고 있다.


아직도 모르겠다.

회사를 돌아갈 수 있는 선택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직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려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쉬면서도 꼬박꼬박 들어온 월급을 보고 있자면 이 돈을 포기하고 아예 무직인 상태에서 이직 (이렇게 되면 사실 취직) 준비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상담사는 복직할 경우에는 파트타임으로 하루에 6시간씩 4일만 일하는 걸 권유해서 사실 그것도 요구하면 가능하긴 한데, 회사 일이 줄어들 일은 없을 테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게 괜히 내 월급만 줄어들고 휴가일만 줄어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 된다.


또 한편으론 지금 이 모든 것들이 그저 내가 머릿속에서 하는 생각들 뿐이기에 막상 돌아가면 괜찮으려나 일단 돌아가볼까 싶다가도 막상 돌아가면 나오는 게 또 더 큰 결심을 해야 되는 거 같아 너무 고민이 된다.


이제 정말 이틀 안에 결정을 내야 한다. 다음 주 월요일엔 복직을 하던 컴퓨터를 반납하러 오랜만에 오피스를 가던...


길다면 긴 약 3개월의 휴직은 내 마음이 완전히 안정을 찾고 이직까지 완벽하기에 하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 같았다.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이 스트레스받지 말고 차차 생각 보라 하지만 왜 이렇게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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