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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Mar 11. 2019

독일 생활에서 불편한 점

독일 생활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니 불편한 점도 알아보자

https://brunch.co.kr/@nashorn74/22

필자가 독일 생활에 대해 거의 "찬양"만 하다보니, 이미 외국 생활을 오랫동안 했던 분들 입장에서는 "힘들게 이민을 간 사람일수록 좋은 면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라던지 "5년만 지나봐라 저런 소리를 계속하나"라는 반응을 하는 것 같다. 우선 필자는 한국에서 충분히 닳고 닳은 사람이라, 외국 생활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고 철저하게 현실적인 면만 따지는 입장이지만, 다행히 독일이라는 나라와 문화가 필자에게 잘 맞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취업 과정이 험난하기는 했어도 전혀 문화와 언어를 가진 다른 나라의 동일 업계로의 이직이기 때문에 당연한 과정이었을 뿐, 독일로의 이민은 결코 어렵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경우보다 시행착오를 거의 거치지 않고 훨씬 쉽게 정착을 한 편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과 나 자신의 커리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필요하다면 비용을 아끼지 않고 믿을만한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일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한예로 블루카드 비자를 받으러 온 가족이 이민청에 갔을 때에도, "뭐가 이렇게 쉽고 빠르게 끝나지?"라는 허탈감이 들 정도였다.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봤을 때, 현시점에 우리 가족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독일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기 때문에 만족을 하는 것일 뿐 콩깍지에 씌여서 무조건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볼만한 입장은 아니다. 나이 40이 넘어서 한국 자산을 모두 처분하고, 온가족을 데리고 생판 모르는 나라에 살러온 "가장"에게 이 모든 것은 환상이 아니라 처절한 현실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돈을 더 많이 벌면서 더 좋은 차와 더 넓은 집을 가지고 사는 것보다 여기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은 사실이니 어찌하겠는가. 아무튼 그동안 너무 좋은 쪽만 강조한 것 같아서, 이번에는 (일부러) 독일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나 마음에 안드는 점을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보통 다들 아시는 것처럼 독일의 모든 프로세스는 한국 보다 느리지만, 대부분의 경우 납득이 되는 수준이라고 판단했기에 운전면허증 교환을 제외하고는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 나열된 것 역시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이라는 점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란다.


1. 지하철(우반)에서 지린내가 진동을 한다.


베를린에서는 버스나 에스반(S-Bahn)과 우반(U-Bahn), 급행열차라고 할 수 있는 레기오날 익스프레스(RE), 그리고 구동독 지역에는 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에스반을 선호하는데, 평소 사람이 우반보다 덜 붐비고 외부 전경을 볼 수 있으며 좀더 쾌적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하철인 우반은 겨울에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낡은 차량이 대부분이고 에스반에 비해 비좁은 공간일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역과 차량 내부에서 지린내가 진동하기도 한다. 일찍 출근을 하다보면 객실에서 자고 있는 노숙자를 보는 경우도 있고, 청소는 되어 있지만 차량 곳곳에 알수 없는 얼룩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출근시에는 한번에 회사까지 갈 수 있는 우반을 어쩔수 없이 타기는 해도, 퇴근시에는 자전거를 타고 중간쯤되는 에스반 역에서 에스반을 타고 집으로 가는 것을 선호한다. 에스반이든 우반이든 출퇴근 시간에 한국보다 덜 복잡하고 미어터지지는 않지만 차량의 청결도에 있어서는 한국의 전철과 비할바가 못된다.


2. 운면면허증 교환 기간이 무척 오래 걸린다.


필자가 독일 입국후 3개월이 지나서 블루카드를 취득했는데, 이때 본인과 집사람의 한국 운전면허증을 독일 운전면허증으로 교환 신청을 했다. 그 당시에 안내 받기로는 12주 (3개월) 정도 걸린다고 들은 것 같은데 실제로 운전면허증을 교환받은 것은 7개월이 지난 후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독일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하는 것은 독일 입국후 6개월이 지나면 가능하며, 그 이전에 신청을 하면 6개월이 될 때까지 보류하다가 진행을 하는 것 같다. 따라서, 입국후 6개월이 지나서 처리가 되었다면 실제로 소요된 시간은 약 3~4개월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독일의 경우 한국에서 발급받은 1년짜리 국제 면허를 6개월밖에 인정을 안해준다는 점이다. 입국후 6개월까지만 국제 면허가 인정을 받는데, 입국후 6개월 이후부터 운전면허증 교환이 가능하니 (게다가 즉시 처리도 안되니) 결과적으로 그 사이에 몇달의 공백 기간이 생겨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독일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 없다고 하기에 나름 특혜(!?)라고 생각이 되지만, 너무나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은 명백하게 불편한 점이다.


3. 길 위의 무법자 "자전거"를 조심해야 한다.


베를린에서는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저마다의 페이스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물론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위험하게 다니는 자전거들도 많으며, 듣자하니 자전거 사고로 죽는 사람들도 꽤나 되는 것 같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도보 위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보행자가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걷다가 자전거와 부딛치면 자전거가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처음 독일에 와서 이 것이 익숙치 않아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보도 위에 자전거 도로가 있으면 무조건 피해서 걷는 것이 안전하다. 차를 몰고 다닐때에도 항상 자전거를 조심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자전거 탑승자는 좌우를 살피지 않고 바로 교차로에 진입을 하기 때문에 감안하고 운전해야 한다. 특히 차량이 우회전시 보행자 뿐만 아니라 자전거까지 감안하여 여유있게 기다렸다가 우회전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회전하는 차량이 자전거 도로를 밟고 있어서 자전거 진행을 방해했을 경우, 강하게 항의하는 자전거 탑승자들도 많다. 아무리 그래도 인도위를 마구 질주해대는 교토의 자전거 부대보다는 안전하지만, 자전거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다. 


4. 도로 위에 개똥과 깨진 유리병이 널려 있다.


필자는 담배를 원래 안피는 사람이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에 대해서 불만은 없다. 한국에서도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다가 아무데나 담배 꽁초를 버리는 족속이나 굳이 다른 사람들이 싫다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장소에서 꾸역꾸역 담배를 피워서 문제를 만드는 일부 이기적인 인간들 외에는 눈쌀을 찌뿌리지 않았었다.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담배 꽁초 쓰레기가 길바닥에 난무하지는 않는데, 간혹 길거리에 깨진 유리병이 널려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이 지나고 나면 이런 깨진 병들을 더 많이 목격할 수 있는데 나중에 치워지기는 하지만 보행자나 자전거에 모두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워낙 많은 개들이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하기 때문에 인도 한쪽에는 개똥들이 널려 있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급적 개똥이 없는 길로만 다니려고 노력을 한다. 중간 중간에 개똥을 위한 비닐 봉지를 제공하는 기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한달에 13000원씩 세금을 내는 개들의 권리인지도 모르겠다. ㅎㅎ


5. 일반 미용실을 함부러 가면 안된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에는 동네에 있는 미용실에서 독일인 미용사나 터키 미용사에게 머리를 깎았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한두번 깎아 보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의 미용사들과는 다르다보니 우리의 의도와는 다른 머리로 깎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한번은 머리를 이상하게 잘린 아들내미가 집에 와서 서럽게 우는 통에, 일부러 일본인 미용실을 찾아 가서 깎게 되었다. 커트 가격은 일반 미용실보다 비싸지만 파마는 한국하고 비슷한 수준인 것 같은데,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의 머리로 만들어 주어서 까다로운 아들내미 조차 불만 없이 다니고 있다. 독일에 오기전에 우리 가족이 걱정했던 것 중에 하나는 어디서 옷을 사고 어디서 머리를 깎느냐는 문제였는데, 지금 와서 보니 참으로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6. 반신욕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욕조에 물을 받아서 입욕제를 풀고 향초를 켠 다음, 소장하고 있는 DVD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면서 반신욕을 하면서 피로를 푸는 것이 일상의 행복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수돗세나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예전처럼 마음대로 반신욕을 할 수가 없다. 독일에 와서 집사람으로 부터 반신욕을 허락받은 것은 딱 두번인데 한번은 회사 합격 통보를 받은 날이었고, 또 한번은 회사 프로베짜이트 기간을 무사히 마친 때였다. (잘했을때 사탕받는 아이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지금은 여행시에 숙소를 정할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욕조"가 있는지 여부가 되었다. 아쉽게도 지난 체코 여행시의 숙소들은 욕조가 없었고, 4월에 예약한 네덜란드 숙소에도 욕조가 없다. 여행 가서라도 욕조에서 맘껏 반신욕을 하고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그 마저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러와서 한국처럼 물을 함부러 쓰는 것이 독일 사는 한국 사람들의 고충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될 것이다.


7.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많다.


대형 수퍼마켓이나 전자제품 매장, 의류 판매점 등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식당이나 서점, 작은 가게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가 없다. 그나마 EC 카드라고 부르는 은행 현금 인출 카드라도 받으면 다행인데 그마저도 쓸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항상 현금을 얼마씩 인출해서 가지고 있어야 하고, 한국 식당이나 일본 식당에서 식사라도 하려면 최소 10만원 정도는 현금으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계산대에서 계산을 할 때 지갑에서 지폐와 동전을 주르륵 꺼내서 주섬주섬 계산하는 독일 사람들이 많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줄서서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특히 주차를 하려면 1유로, 2유로짜리 동전은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하고, 집사람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동전이 없어서 표를 못사서 고생한 경험도 있다. 체코 여행시에는 주차비와 코인빨래방, 팁 이외에는 모든 경우 카드를 쓸 수 있어서 무척 편했었는데, 아쉽게도 독일은 그렇지 않다.


8. 선생님들이 병가를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때로는 불편하거나 황당할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넣었다.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을 했듯이 독일은 법적으로 급여가 보장되는 병가 기간이 1년간 6주 정도가 된다. 그리고, 한국처럼 병원에서 주사나 약을 처방하기 보다는, 의사가 차를 마시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감기라도 제대로 걸리면 보통 1주일씩 병가를 내고 쉰다. 회사에서도 다른 동료들이 3~5일 정도를 병가내고 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올해 들어 감기 때문에 필자도 2일 병가를 내고 쉬었다. 그러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많은 휴가일수에다가 언제든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병가가 있다보니, 그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한인 의사 선생님의 경우 연초에 간호사가 3주나 휴가를 갔으면서도 병가까지 사용해서 혼자 고군분투를 하면서 병원을 운영하시는 것을 목격했는데,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는 짜증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가 종종 일찍 집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선생님이 병가를 내서 안왔기 때문이란다. 미리 공지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아이들이 학교까지 갔다가 도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게 문제다. 독일에 오래사신 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원래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공무원이 아니었는데, 공무원으로 바뀌면서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하는 것 같다. 필자가 다니는 VHS의 독일어 선생도 한 모듈 (6주 과정)을 진행할 때마다 한 번쯤은 병가를 내는데, 문제는 사전에 미리 공지가 안되어 1시간이 넘게 학생들이 기다리는 경우가 있었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다른 동료 선생과 스페인으로 놀러 가놓고 병가를 써버린 적도 있다는 것이다.


이 이외에도 더 있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편한 점은 현재까지 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지 만족하는 부분이 있으면 불편한 부분도 있을 수 밖에 없다. 퍼펙트월드를 바라고 독일에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보다 더 많은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하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 살때에도 짜증나고 불편한 점, 마음에 안드는 점이 많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왕이면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고 노력하고 좋은 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태도가 중요할 것 같다. 아무쪼록 독일 생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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