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길에서 자주 볼수 있는 한국차는? 독일에서 판매되는 한국차 가격은?
"한국차는 외국에서 사라"는 우스개말이 있었다. 수출되는 국가의 법규에 맞게 제작되다보니 때로는 한국 법규에 맞춰 제작되는 차량보다 좋은 부품을 쓰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애 첫번째 차를 포함하여 3대의 한국차(1대의 현대차, 2대의 기아차)를 탔던 이후로는 더이상 한국차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독일에 와서도 굳이 한국차에 대한 관심은 가질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뿌리는 한국인이기에 항상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걸어다닐때 한국차가 보이면 관심을 가지고 볼 수 밖에 없었다. 현재 한국 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은 현대, 기아 합치면 5%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즉, 독일에서 지나다니는 차량 100대 중에 5대가 한국차라는 뜻이므로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띄는 편은 아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독일에서 살수 있는 차량의 종류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무척 넓다. 게다가 예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베를린"에 사는 사람들은 남부 지역처럼 신차, 비싼 차나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데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길에서 주로 보이는 한국차는 모닝, 마티즈, i20, i30 정도의 소형차 이하의 차량들이나 SUV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일본차도 생각보다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아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한국차가 훨씬 더 많이 팔린다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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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초에 집을 구하기 위해 답사를 왔을 때, Wedding 근처에서 기아 리오SF를 발견했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보라색 차량으로 웨건 타입이었는데, 필자가 2002년에 보라색 리오 SF를 세컨트카로 구입해서 약 6년간 잘타다가 (유지비 거의 안듦) 이모님께 드렸던 차종이라 나름 반가웠다.
베를린에서 운전하다가 보게되는 한국차는 아래처럼 소형 해치백이거나 경차가 많다. 한국처럼 중형 세단이 많지 않고 어떤 브랜드이든 소형 해치백이 가장 대세인 곳이 베를린이라 가끔 덩치가 있는(!?) 한국 SUV가 보이면 약간은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독일에서 마주친 한국차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빨간색 "투스카니"였는데, 수출형 이름은 그냥 "현대 쿠페"였나 보다. 역시나 독일에서 투스카니를 타는 녀석은 까불까불거리면서 탔는데, 차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것인지 원래 그런 사람이 이런차를 사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번에 전시회 참관을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갔었는데, 베를린보다 어디서나 한국 사람이 많이 보이는 것처럼 베를린보다 한국 차를 보는 것이 더 쉬웠다. 역시 대부분은 i10, i20나 SUV였다. 왼쪽이 i10이었던 것 같고, 오른쪽은 기아 씨드 웨건 타입으로 보인다.
역시 프랑크푸르트를 걷다가 발견한 코나와 클릭. 코나 맞은편에는 빨간색 i10이 주차되어 있었다. Getz라고 쓰여 있어서 처음엔 못알아봤는데 많이 본 뒤테라서 찾아보니 클릭이었다. 현대의 소형 SUV인 코나는 확실히 꽉찬 느낌의 디자인이라서 독일에서도 잘 통할 것 같이 보인다.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하여 현대차의 할인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하고 얼른 근처의 현대 자동차 딜러사를 찾아갔다. 현대 자동차와 미쯔비시 자동차를 동시에 취급하는 로컬 딜러사였고, 퇴근 시간 이후에 방문이라 한산하였다. (라고해도 오후 6시 방문이었음) 현대, 기아차는 한국에서도 방문자를 그다지 환영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사람이 들어와도 본척 만척하는 독일인 딜러쯤은 그러려니했는데, 다행히도(!?) 인턴이나 신입으로 보이는 풋풋한 젊은 아랍 남성이 눈을 마주치고 안내를 한다. 내가 뭔가를 질문하면 독일인 보스에게 물은 다음 다시 내게 와서 답변을 해주는 것을 여러번 반복하는 것을 보며, 자기가 직접 이야기하면 될 것을 굳이 풋풋한 젊은이를 통해서 말을 전달시키는 고지식한 독일인이 우스웠지만 이런 스타일은 어느 나라, 어디서나 있기에 일단은 차량 구매 상담에 집중을 했다. 원래 관심이 있었던 스타렉스 (독일에서는 H1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됨)의 경우 환경 문제로 더이상 독일에서 판매가 안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승합차는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차종이지만, 독일에서는 폭스바겐이든 어디든 승합차의 신차 가격이 최소 5천만원 이상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은 차종이다. 그래서 혹시나 스타렉스는 싸게 구입할 수 있을까 해서 예전에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해보니 이또한 4천만원이 훨씬 넘는 가격이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단종되었다니 버려야할 패가 된 셈이다.
다행히 산타페는 7인승도 판매를 한다고 해서 블랙프라이데이 가격을 물어보니 12월 중에 구입할 수 있는 풀옵션 7인승 산타페 가격은 47000유로라고 한다. 매장에 전시된 5인승 풀옵션 산타페가 55000유로(한화로 7000만원이 넘는다!)인 것을 보면 약 1만유로 이상을 디스카운트해주는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도 현대 자동차는 "풀옵션"임을 강조하는 것을 보니, 왠지 정나미가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옵션 보다는 차량의 기본기를 중시한다) 보증 기간은 5년이라는데 10년쯤 될줄 알았는데 겨우 5년이라니, 보증 기간 10년은 미국에서나 가능한 것인가 보다. 이런 지역 딜러사는 자체 정비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비는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혹시 야레스바겐(신차급 중고차)이 있냐고 물으니 풋풋한 젊은이는 신차만 취급한다고 했는데, 저쪽에 앉아있는 독일인 보스가 7월에 출고된 야레스바겐을 46000 유로에 살수 있다고 한다. 신차급이라 그런지 그렇게 싸지는 않았지만, 1200 유로쯤 되는 윈터타이어 및 휠세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신차에는 윈터타이어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며, 독일에서는 겨울에 윈터타이어 장착이 법적으로 강제된다. 최근 현대차가 많이 좋아졌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독일까지 와서 굳이 산타페를 구입할 계획은 없었음에도 이왕 방문한 것 최선을 다해 취재를 하기 위해 구입을 위한 몇가지 질문들을 했다. 그나저나 풋풋한 친구는 명함도 없는 것을 보니 인턴인가...
매장에서 많이 팔리는 현대차는 소형 해치백이나 대부분 SUV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길거리에서 한국 SUV를 종종 보아왔기에, 왜 SUV가 많이 팔리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오는 답은 승차감이 좋고 "럭셔리해보이기 때문"이란다. ㅎㅎ 럭셔리해보이는 외부/내부 디자인은 확실히 외국에서도 좋은 세일즈 포인트라고 보인다. 디자인이나 승차감이라는 것이 개인마다 취향의 차이가 심하지만, 아무튼 독일에서조차 현대의 판매 전략이 통하는 것 같다. 얼마전에 회사 마케팅팀의 두명의 프랑스인과 점심을 먹었었는데, 이때 프랑스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도 한국차와 비슷한 5~6%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랑스인 동료는 당연하게도 프랑스차를 소유하고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한국차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는 별도로 일부러라도 한국차를 한대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 현대 자동차 지역 딜러사를 방문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게 되었다. (이부분은 한국의 현대/기아 대리점과 비슷한 듯) 앞서 이야기를 한 것 처럼, 독일에서는 한국에서보다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 브랜드나 차종이 엄청나게 다양하고 가격대 역시 선택의 폭이 넓다. 따라서, 아예 고급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아닐 경우, 차량 구입 목적에 가장 적합한 차량을 찾을 때 한국보다 더욱 유리하다.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좋은 차량을 제대로 찾을 확률이 높고, 신차 뿐만 아니라 야레스바겐 등을 찾으면 좀더 저렴하게 검증된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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