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 대기업을 나오며
"휴직하려 합니다."
2025년 3월 중순.
조금은 쌀쌀하던 초봄.
호기롭게 상사님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신기하게도 입사한지 정확히 만으로 3년이 되던 날이었다.
휴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게 3월 초.
결정을 내린 건 그 다음 주.
부모님께 말씀드린 게 그 주 주말.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상사님과 면담을 해버린 것이다.
참으로 불도저 같다.
가끔 나도 내 추진력에 깜짝 놀라곤 한다.
평상시의 나는 겁이 많아서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할 때도 많은데,
한 번씩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처럼 일단 저지를 때가 있다.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무모함이 없었다면 나는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을 하나도 못했을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큰 결정을 냅다 해버린 건 처음이지만.
말하자면 그간의 추진력은 사소한 것이었다.
베이킹 자격증 취득, 폴댄스, 주짓수, 기타, 보컬 배우기 등.
취미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퇴사를 생각했던 것이 2023년도부터였으니까.
2년 정도면 꽤나 잘 버틴 것 아닌가?
퇴사 고민이 시작된 것은 부서에 배치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였다.
그래, 시작하면서.
일이 너무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성급하다고 생각했는가?
누구는 일이 맞아서 하냐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때 결심한 게 있다.
딱 3년. 3년만 다녀보고 정하자고.
퇴근 길에 아무 이유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결심했다.
결국 3년을 못채웠긴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동안 그 생각은 확고해졌을 뿐 변하지 않았다.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을 잡고 있으니
의욕은 없고, 성취감도 없고, 자괴감이 들었다.
모두 내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하나도 못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부서에서 3명이 잇달아 퇴사를 하면서 멘탈도 무너졌다.
혼자서, 조용히, 침체되어 갔던 것 같다.
리프레시가 필요한 것 같아 여행을 다녔다.
24년도 연말부터 25년도 연초까지 일본 2번, 캐나다 1번.
리프레시는 되었지만 출퇴근은 더 싫어졌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