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를 열었더니, 2024의 내가 울고 있었다
문득 아이패드를 둘러보다가 작년 연말의 회고록을 발견했다.
제목은 '2024를 돌아보며'.
찬찬히 읽어보다가 날것 그대로의 기록이 주는 울림이 있어 공유해보려 한다.
두서없고, 그저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대로 적어둔 것 같지만 그래서 더 와닿았던.
2024년은 유독 짧은 한 해였던 것 같다. 고민하고, 일하다 보니 그저 흘러갔던.
정말 제대로 된 사회생활이란 무엇일까. 책임지는 법도 배우고, 없어도 있는 척 있어도 없는 척. 나를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 나에게 상처로 돌아오기도 했다.
정말 의지했던 선배님께서 퇴사하시고, 심적으로 의지가 되시던 선배님도 퇴사하시고, 그 사이 나는 자리를 바꾸고 제대로 끌어줄 선배님 없이 어두컴컴한 밤에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있는 후레쉬를 비춰서 내 앞길을 비출만큼의 의지나 열정도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를 괴롭힌다.
퇴사하신 선배님께서 가끔 일이 재밌는 지 물어보시곤 하셨다. 그 당시에는 그 질문이 나를 참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물어봐 줄 사람이 필요했나 보다. 이 얘길 쓰면서 눈물이 나는 건 내 생각보다 내가 힘들었나보다.
언제부터였을까. 남의 앞에선 울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다른 감정은 내비치더라도 눈물을 보이는 건 약점처럼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혼자 눈물 흘리는 것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감정적으로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아니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뭘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헤매기만 한 한 해였다. 하고 싶지 않은데 어찌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언제나 핑계를 찾고 무엇을 해도 오래 하진 못했다. 운동도, 취미도 자주 바뀌었다. 헬스, 폴댄스, 주짓수, 피아노, 그리고 다시 헬스.
요즘은 단순하게 근육에 자극이 오는 느낌과 땀 흘리는 개운함이 주는 뿌듯함에서 오는 건강한 도파민이 좋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쌓아온 것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안다. 잘 지켜온 습관들, 예를 들자면 어떤 종목이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는 것, 을 하루 지키지 않았을 때, 쌓아온 모래성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느낀다. 하지만 습관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모래성이 아니다. 말하자면 땅 속 깊이 뿌리내린 씨앗같은 것이다.
온전한 이해와 공감이라,, 아무리 친해도 나의 모든 상황과 감정을 온전히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위로를 얻기도 하고,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말들을 하고는 한다.
인간관계에서 나의 부족함을 인식하는 순간은 굉장히 많다.
그래서 '인생은 독고다이', '혼자 살다 혼자 가는거다', '시절인연'이라는 말들에 공감하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지만, 또 쉽게 사람을 믿고 그들의 온기에 기대보고는 한다. 그 과정에서 아무도 주지 않은 상처를 혼자 받고 또 혼자 마음을 닫아 버리기도 한다.
사실 나도 안다. 모든 것은 기대에서 온다는 걸. 기대하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 그래, 딱 적당히만 기대해도 괜찮다. 근데 나는 욕심쟁이라 적당히라는 것이 참 힘들다. 그래서 온전한 나를 보여주고 또 기대하고 또 상처받고는 한다.
항상 다짐을 해봐도 나는 아직 너무도 나약하고 나의 다짐은 여린 잎과 같아서 작은 바람에도 쉽게 나부낀다.
스트레스에 참 약하고, 다이어트는 입에만 달고 다니고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결같이 노력하는 내가 좋다.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은 내가 되려고 하고,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려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말을 믿는다. 그를 위해 조금이라도 건당하게 먹으려하고, 꾸준히 운동하려 한다. 난 그런 나의 모습을 사랑한다.
사랑의 모양은 반원과 화살촉이 합쳐진 형태라 가끔 그 사랑의 모서리가 나를 다치게 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