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9

by 찰리누나

나는 찰리 덕분에 브런치에 글도 쓰고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했다. 브런치 계정은 예전부터 만들었지만 어떤 주제로 무슨 글을 써야 하는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개인사를 쓰기에는 부끄러웠고 어떤 주제에 관해 남들보다 뛰어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글 쓰는 게 어려웠다.


그러나 찰리와 지내게 되면서 내가 느끼는 이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고 싶었다. 순간의 감정이지만 잊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찰리를 통해 나는 깨닫는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글을 쓰는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완성하기 위해 쓰는 글과는 달랐다. 자발적으로 기록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인 글을 읽고 공감해 주며 댓글을 달고 라이킷을 눌러주는 이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2주 정도 글을 쓰지 못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글 쓰는 것에 집중할 수 없었다. 찰리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브런치에서 보내는 알림에 뜨끔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글을 쓰는 것은 운동과 같다고, 근육을 기르는 일이라고. 그래서 글 쓰는 것을 그만두지 못했다.




추운 겨울은 반려견 보호자로서, 반려견으로서도 최악의 계절이다. 쌓인 눈에는 염화칼슘이 잔뜩 뿌려져 있고 아무리 껴입어도 추위를 느껴 외부 활동을 오래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계절이 지나갔다. 찰리는 요즘 한껏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기분이 좋다. 길가와 공원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고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다. 해가 길어져 퇴근한 후에도 어둡지 않은 날씨에 찰리와 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이가 많은 강아지들도 따뜻한 날씨에 하나둘 공원으로 모여든다.


찰리와 자주 가는 안양천은 주말마다 북적이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다. 제2의 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른 잔디밭에는 온갖 텐트와 돗자리가 한 자리씩 차지하며 가족들은 각자만의 낭만을 즐긴다. 마침 반려견 쉼터 앞에 잔디밭이 있어 그들은 무료로 강아지 쇼타임도 감상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은 모여있는 강아지를 보며 신기해하고 한참 동안 강아지를 구경한다. 중형견 사이즈의 찰리가 펜스 안에서 뛰어놀고 있으니 안전함을 느낀 아이들도 강아지가 무섭지 않다.


가끔 반려닭을 키우는 보호자도 등장한다. 닭은 펜스 안에 들어올 수 없으니 펜스 밖에서 강아지들이 노는 것을 쳐다본다. 나는 닭이 산책하는 것은 처음 봤다. 그래서 웃기고 신기해 한참 쳐다봤다. 어떤 날은 반려 오리도 등장한다. 안양천은 힙한곳이다.


반려 닭 이름은 지금 생각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굉장히 사나운 녀석이다. 찰리는 몇 번 코가 쪼일 뻔했다. 다른 강아지들도 마찬가지다. 몇 번 만난 적 있는 강아지들은 알아서 피한다. 찰리는 자신이 공격당할 뻔했다고 생각해서인지 닭이 등장하는 동시에 짖는다. 어찌나 연속적으로 크게 짖는지 약간 민망할 정도다. 그러나 닭은 개의치 않는다. 찰리가 짖든 말든 자신이 할 일만 한다. 맡고 싶은 냄새를 맡고 자신에게 관심 있어하는 개의 코를 향해 부리를 움직인다. 나는 찰리를 말리느라 정신이 없다. 하도 짖어서 들쳐 업을 때도 있다. 그러나 내려주면 또다시 닭을 향해 달려간다. 애증의 관계인가.


찰리와 산책하면서 참 다양한 일을 마주한다. 반려 닭과 오리가 왠말인가. 참 재미있다. 따뜻한 봄날씨가 가기 전에 찰리와 계절을 마음껏 누릴 예정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볼까 한다. 이미 안양천이 찰리의 애견카페이지만 새로운 장소도 반려견에게 좋다 한다. 찰리의 세계를 넓혀주려고 한다. 유럽처럼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마트, 카페, 식당이 국내에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다. 그냥 나의 바람일 뿐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