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컬리 레시피
어제 홧김에 치킨을 시켰다.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3도 못 먹어서 바로 냉동실 행. 오늘 저녁, 배는 고픈데 파스타는 먹기 싫고 마침 밥이 남아있어 치밥을 만들어봤다.
노랑통닭 치킨 5조각 정도
Kurly's 동물복지 유정란 1알
토마토 1개
엄마가 준 김
참기름
올리브오일
미리 준비할 것: 계란 반숙
인터넷 검색하면 식초를 넣어야 한다는데, 사실 식초를 넣지 않아도 잘만 까지고 맛만 좋다.
타이머는 기호에 따라 설정하겠지만, 나는 8분으로 한다. (엄마에게서 전수받은 비법이다)
그런데 이번엔 물이 팔팔 끓기 전에 넣어서 거의 9~10분 정도를 익힌 것 같다.
본 게임: 약 20분 만에 만드는 치밥 한 상.
미리 달군 팬 위에 냉동실에서 꺼낸 치킨 5조각을 꺼내 넣고, 치킨의 냉기가 빠지도록 중불(인덕션 기준 5)에서 익혀준다. 후라이드와 양념 2종을 골고루 넣었는데, 양념이 탈까봐 불의 세기를 같게 유지했다. 만약 후라이드로만 만든다면, 불이 조금 세도 괜찮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치킨이 바싹말랑해지면 가위로 치킨을 잘게 잘라준다. 그런 뒤에 밥을 넣는다. 밥과 치킨이 잘 섞이도록 골고루 비벼준 뒤에 올리브 오일과 참기름을 휘휘 둘러준다. 기름을 둘러준 뒤에는 한 번 더 밥과 치킨이 잘 섞이도록 비벼준다. 이때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올라오는데, 진짜... 다 때려치고 당장 숟가락 들고 와구와구 먹고 싶었다. 기름을 어느 정도 둘러주니, 밥도 살짝 꼬들해지는 게 완전 내 취향.
살짝 느끼할 맛을 대비해 김치를 넣을까 고춧가루를 넣을까 고민하다 고춧가루를 선택했다. 다시 또 재료들을 다 섞어준 뒤에 토마토를 잘라 넣는다. 토마토의 껍질이 조금 흐물해지면 불을 끄고 플레이팅 한다.
한 입 먹었는데, 와.. 이건 맥주각이다. 이번 주, 꽤나 고생했으니 나에게 이런 한 상을 선물해도 좋을 거란 생각에 냉장고에서 자리 차지하던 맥주를 꺼냈다.
호호호홓호호호호홓홓 웃음이 절~로 나는 비주얼이죠~? 다시 보니까 또 행복해지네. 별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맛있고 대접받는 듯한 한 상을 만들어냈다. 사실 망할까봐 치킨 조금 넣었는데, 다음번엔 양파나 마늘같은 부재료들을 넣어서 더 풍성하게 만들어 볼 예정이다.
디테일 샷: 참깨를 넣으니 뭔가 더 고소해보인다.
맥주도 기가맥히게 따랐다. 평소에 맥주를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한 캔을 다 마셨다. 역시 몸이 고단하면 잘 마시지 않는 술이 당기는 것 같다. 역시.. 행복은 내 배안에 있다. 정말 귀찮아서 배달 음식 시켜먹을까 하다가 만들어먹기로 한 나 자신에게 치얼쓰-. 평소보다 설거지도 절반 정도로 하고 새로운 시도에 성공해서 뿌듯하고, 또 이자카야 온 느낌이라 더더 좋았다.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누가 깜짝 선물을 준 것 같다. (보낸 사람: 나. 받는 사람: 나)
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