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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Jan 26. 2021

세상에 나쁜 틀은 없다.

나에게 하는 말

붕어빵을 기다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붕어빵을 만드는 틀이 참 고생한다고, 추운 날 따뜻하게 김 나는 붕어빵을 만들어 주기 위해 하루 종일 불 위에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우리는 저런 좋은 틀을 일상에서는 나쁜 틀 취급을 한다. 틀에 박힌 생각, 틀에 박힌 이야기, 대체로 좋은 의미는 아닌 것 같다.    

 

방금 만들어진 따뜻한 붕어빵을 한입 베어 물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을 틀 안에 집어넣는 것은 우리이다. 틀이란 것이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는 정해진 목표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어진 가장 정형화된 도구가 틀이라고 생각한다. 적당한 노력으로 적당한 결과를 내는 틀은 구시대적인 사고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틀에서 벗어나는 것, 틀을 깨는 것이 혁신이고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사람들은 기존의 방법을 그저, 보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부정적인 존재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혁신은 기존에 있던 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방식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한다.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단순히 부정적인 존재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틀에 대한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새로운 빵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이다. 붕어빵 틀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빵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인지하면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붕어빵 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것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자신이 틀을 깨고 싶다면, 개선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면 일단은 기존의 틀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 사회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수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공부해야 할 것이다. 왜 그런 형태가 된 것인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있던 틀, 그것이 발전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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