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이제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갈 시점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그 첫걸음은 언제나 나 자신을 아는 일이다.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차분히 돌아보는 일 말이다. 바쁘게 흘러온 시간 속에서는 미뤄두었던 질문이지만, 중년 이후의 삶에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어느 정도 나를 알게 되었다면, 그다음은 외부 환경과의 조율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가족과 조직, 사회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앞으로도 우리가 지금처럼 살아주길 바란다. 어쩌면 나 자신 역시, 변화보다는 익숙함이 더 편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편안함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나의 인생을 살아볼 것인지. 중년 이후의 삶에서 이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까지 주변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 나의 삶을 살겠다는 결정이 이기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내 안의 갈등과 현실과의 타협이 찾아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보통의 결심만으로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어렵다. 그렇다고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년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일은 계속 생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문제를 끝까지 내가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해결하던 일이라 해도, 이제는 한 발 물러서거나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있다. 놓아두어도 해결될 문제는 결국 해결되고, 세상은 생각보다 잘 굴러간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건강이다. 몸과 마음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어떤 삶도 주도할 수 없다. 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기본이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보려는 태도다. 나를 돌보는 일은 사치가 아니라 책임이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은 목표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새로운 목표를 찾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즐거웠던 일, 비교적 잘해왔던 일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지속할 수 있고, 실패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나 역시 인권을 다루는 직장에서 일해 왔기에 퇴직 후 인권 강사로 활동할 수 있었다. 평소 독서를 즐기고 글을 써왔기에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가능한 한 큰돈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중년 이후의 도전은 속도보다 안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도전이든 기본은 자기 계발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려는 자세를 놓지 말아야 한다.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다만, 내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