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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광장 Jan 17. 2024

       중년은 인생의 황금시대

중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후가 결정된다. 중년은 힘든 시기일 수도 있고, 결실의 계절일 수도 있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기일 수도 있고, 허무하기 그지없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남아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니던 직장에서도 퇴직을 해야 한다. 자녀들도 아직 독립하지 못한 상태이다. 체력적으로도 예전 같지 않다.  

   

젊었을 때는 이 나이쯤 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생각했다. 50년 넘게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나의 인생을 즐길 줄 알았다. 그런데 제자리를 잡은 것은 하나도 없다. 어수선하다.     

모든 것이 후회스럽다.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죽을 둥 살 둥 살았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중년은 지금까지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맨땅에 헤딩하며 살아왔다. 지금부터는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얻은 지혜로 살아가면 된다.   

  

이리 생각하면 얼마나 든든한가? 지금까지는 나 자신보다는 주변인들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 주변인들을 위한 삶은 지금까지로 충분하다.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면 된다.     

주변인들을 위해 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가? 안다. 하지만 주변인을 위해 살려면 내 인생 끝날 때까지 해야 한다. 그래도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이런 얘기를 하면 친구들도 고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래서 너는 그렇게 잘 살고 있니? 이기주의자 같으니라고? 아직 철부지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군.'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각자의 선택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를 위한 삶을 산다고 해서 꼭 나만을 위한 삶일까? 내가 행복하면 나만 행복할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     

     

단 중요한 것은 최우선으로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인들을 위한 희생은 중년 이전까지로 충분하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주변인 모두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우선순위가 바뀔 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중년이 되면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할 테니까. 새로운 일을 찾을 때는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 중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 아니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찾는 것이 좋다.     


나는 50대 후반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그동안 내가 했던 일은 인권과 관계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인권 강사를 선택했다. 강사는 건강만 따라주면 정년 없이 할 수 있으니.      

시작은 인권 강사로 시작했지만 가지를 쳤다. 여성 인권과 관계있는 성폭력, 성희롱, 가정폭력, 성매매 예방 강의도 하고 있다. 오프라인 강의만을 하는 것은 이제 힘이 달린다. 그래서 노후에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으로 글쓰기를 선택했다. 지금은 취미로 하고 있다. 이 취미를 5년 10년 하다 보면 돈과 연결이 될 것이다.   

  

중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기에 지금 행복하다. 내가 행복한데 주변인들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년에는 조급할 필요가 없다. 조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노후 준비를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단시간에 뭔가 결과를 내려 하지 말고, 길게 내다보며 해야 한다.    

 

일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건강을 챙겨야 한다. 건강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 고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건강한 사람도 중년 이후에는 점점 쇠퇴한다. 중년에 일과 건강을 챙겨두면 노후에는 여유롭게 즐기며 우아하게 살 수 있다. 노후가 너무 길어졌다. 이렇게 길어진 노후를 나답게 살려면 중년에 채비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희망이 있고, 새롭게 시작할 때 가장 힘들고 행복하다. 그래서 난 중년은 인생의 황금시대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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