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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난언니 Jul 13. 2020

내겐 너무 멋진 그녀들

이혼, 새로운 방향으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짜릿한 기회

이혼 후 몇 해 동안 겪었던 몇몇 위기의 경험들은 자칫 불행한 삶으로 만들 법도 한 굵직한 일들이었다. 

대견스럽게도 좌절과 비관으로 주저앉지 않고 그럴 때 마다 내 삶이 더욱 화려한 색으로 붓칠 해지는것을 즐겨왔다    



오프라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이라는 책에 

“삶은 우주가 내게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서 준비한 거라는 사실”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 책을 읽는 내내 공감과 위로의 눈물을 5번이나 흘리면서 빽빽하게 다짐을 적으며 읽었는데 유독 그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버거운 고통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의 힘든 시간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해 준다는 것을 그녀는 살면서 변해간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다. 유독 눈물을 흘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던 건 당시 나도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듯 하다. 삶은 우주가 내게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는 한 문장으로 힘을 내어 살았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참 멋지다 싶은 여성들이 있다. 

내 멋짐의 기준은 품격 높은 차림과 행세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격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의 삶은 살아내기 위한 버팀이 아니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채움으로 비추어졌다.

그래서 늘 표정은 상기되어 있고 주변까지 기분 좋게 하는 유쾌함이 있다.     


“저는 7년 뒤에 강남에 7층짜리 건물을 살 거예요”

이 말을 내뱉을 때 서글서글한 눈가에 힘이 들어가면서 동공이 커지는 것을 보고 그녀의 포부는 호기롭기만 한 꿈이 아니란 것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매주 대학원 수업과 CEO과정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다. 늘 쾌활하고 앳대어 보여 골드 미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세상에 아들이 셋이나 있는 나와 동갑내기 싱글 녀였다. 

알고 보니 영락없는 엄마가 맞다. 1박 2일을 집에 두고 온 아들 셋이 염려되어 수시로 영상통화를 하며 아이들과 소통을 했다. 얼핏 핸드폰 화면에서 본 막내아들은 엄마를 닮아서인지 나이에 걸맞게 쾌활한 개구쟁이 그 자체였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막내는 큰 형이 주섬주섬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 밥상을 차려주는 모습을 화면에 담으며 밥 잘 먹겠다고 엄마에게 다짐을 하곤 형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심초사 아들 셋을 걱정하며 전전긍긍 삶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삶을 아이들과 공유하며  오히려 아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단언컨대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길을 더욱 다채로운 색상을 칠해가며 멋진 작품을 만들어 가는 그녀는 7년 후 강남에서 빌딩보다 더 값진 자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 믿음이 갔다. 어느 날부터 그녀의 SNS에는 ‘싱글맘’이라는 태그가 붙었다. ‘싱글맘’이라는 단어에 아직 사회는 그렇게 관용적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만한 그녀가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을 보인다는 건 더욱 자기답게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주변의 너무 멋진 그녀들은 공통의 분모가 있다


공교롭게도 그녀들의 삶속에는 터닝 포인트가 될 만큼 큰 아픔이 존재했다. 누군가는 이혼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사업의 실패 혹은 사랑의 실패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헤지고 까인 흔적이 깊게 패여있다. 그 기간을 영겁의 시간 속에 되풀이 되는 고통 중 하나쯤으로 여기고 가뿐히(사실은 죽을 만큼 힘겹게) 일어난 그녀들이다. 그래서인지 감성적인 서사에 빠져 자신을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잘 가려내는 안목이 있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아름다운 원더 우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까지 쓸데없는 감정의 회오리에 휩쓸리며 모든 이에게 지나치게 친절하려고 애쓰다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타인에게 감탄의 대상이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 나도 멋진 그녀들처럼 나를 스스로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가꾸는데 더욱 애써야겠다. 그러다보면 결국엔 나도 앞에 놓인 허들을 비웃으며 가볍게 뛰어넘은 경력자로써의 여유를 갖게 될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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