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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Apr 04. 2020

지하철 오지랖

비난하면 받겠다

지하철 어떤 남자랑 싸울 뻔했다. 아니 휠체어가 들어왔는데 입구를 막고 공간 확보를 안 해 주고... 그래서 그 장애인 아저씨가 그 남자 뒷부분을 손으로 두 번, 세 번 신호했다. 그래도 미동도 안 해. 보다 못 한 내가 저기요, 여기 이 분이 좀 불편해하시니 조금만 비켜주시면 좋겠네요, 했더니

"내려요" 한다.

그러면서 나를 째려보면서 뭔 상관이냐고 한다. 그래서 내가

"뒤에서 몇 번이나 손으로 쳐도 못 알아듣는 것 같아, 제가 대신 말씀드린 게 잘못인가요?"
"뭘 못 알아먹어요?"
"아니 알아먹었으면 뭔가 신호를 줘야지요" 했더니. 눈을 위로 아래로 막 내려보면서 나한테 성질을 낸다. 그래서 내가 한 마디 더 했다.

"그런데 왜 저한테 눈은 위로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해요?"

결국은 옆의 어르신이 나보고 참으란다. 말이 안 통한다고, 나지막이 말리신다. 그래서 내가 더 이상 대꾸를 안 하고. 그 남자는 내렸다. 공간 확보가 제대로 안 된 그 휠체어는 몇 번 돌려서 급하게 내렸다. 아니 뒤의 분이 장애인이 아니었어도 그렇게 무시하고 입구를 막고 있었겠냐고.!!!!

그 남자에게 화나는 것보다 그 아저씨의 표정이 너무 맘이 아팠다. 고개를 절절 흔드는 그 모습이 눈에 밟혔다. 그게 나를 더 화나게 하더라. 혹이나 다음 외출에 오늘이 기억되어 주저주저하게 할까 봐.

오지랖 제대로 떨었다고 누가 비난하면, 그냥 그 비난받겠다. 이런 게 개떡이다. 지랄 맞게 나는 눈물이 다 난다.


2017.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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