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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Apr 05. 2020

제발 집콕 좀 하자

꽃놀이가 대수인가

어느 간호사가 벚꽃놀이로 사람들이 붐비는 기사를 보고는 오열했다는 기사를 봤다. 자기들은 목숨 걸고 일하고 있는데 아직도 불특정 다수들이 대거 몰려서 다니는 것, 이해 안 된다고. 나도 이해 안 된다.

지극히 중요한 일의 연장도 아니고,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어디 갑자기 아파서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꼭 나와서 돌아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답답해서 밖을 나왔다는 것인데, 그 답답한 사람이 대거 몰려나와서 같이 우르르 되는 현상들. 여의도 벚꽃길이 딱 그런 것 같다.

여기 지방도 예외 아니다. 답답한 사람의 한계가 하필 그 시간에 같이 우르르 생겨서 결국은 나만 그런가 보다 하고 나와 보니, 다른 사람들도 같이 나온 것인데... 여하튼... 집에 있으면 남들 다 돌아다니는데 나만 집콕하는 것 같은 억울함이 생기는 모양이다. 집콕하는 사람들 비율이 훨씬 많다.

스웨덴처럼 집단 감염으로 면역체가 자가발전으로 생기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우선 좀 머물자. 스웨덴식 방법 장단점이 있으나, 가장 큰 단점은 희생이 너무 크다. 그 희생 안에는 결국 면역체가 약한 사회적 약자들이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그게 한계라는 것이지.

인간과 동물과의 가장 다른 차이점은 사람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자기 제어 능력과 공감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도 공감 능력이지만, 그나마 사회적 합의(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같이 동참하는 것도 공감 능력이다.

이런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내 경우는 상대가 아무리 특출한 능력이 있다 해도 매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단절까지 가 버린다. 내 꼬락서니가 그렇다. 내가 그 스트레스를 뛰어넘지 못하니 그냥 단절해 버린다. 내 그릇이 거기까지인 것이다. 세월호 때 몇몇 그랬다. 그들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내 한계선을 넘어서니 내가 그들과 이야기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단절했다. 30년 지기였음에도 그렇게 했다. 그게 생명이랑 연결되는 것이니.

무조건 봉쇄가 답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은 머물렀으면 좋겠다. 신천지가 특수 유형이었으면, 일반인 불특정인에게서 다시 폭발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소위 전쟁 상태라는 생각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 폭탄을 우리가 안고 있는 것인데, 이게 터지면 하반기 내수경기도 답 없다. 그냥 자폭이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은 그 경우의 수를 안고, 조용히 머물기를 정말 당부한다.

오열한 간호사가 제발 집에 좀 있어라, 돌아다니다 아프면 다들 응급실 뛰어오는데 그게 의료체제가 붕괴되는 신호이다. 제발 좀 집에 있어달라는 절규를 왜 우리는, 무슨 권리로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참담하다.


202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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