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감을 느끼면 불안감은 왜 뒤따라 오는 걸까?

11월 5일

오늘 아침도 음악명상으로 시작했다. 좋은 기분으로 하루를 여니 기분 좋은 상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출근하기 위해 아파트를 나서는데 경비아저씨가 내가 가려는 길을 빗자루로 쓸고 계셨다. 또한 역에 내리려고 기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기차가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라고 쓰인 광고판 앞에 정확하게 멈춰 서는 것이었다. 오늘도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을 안고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서도 틈틈이 좋은 기분을 느꼈다. 내년도 연봉이 적다며 직원들이 찾아와 불만을 쏟아냈고, 직원 채용 문제로 옥신각신하면서 기분이 흔들렸지만 나쁜 감정상태로 빠지지는 않았다. 점심을 먹고 안개가 뒤덮인 금강길을 산책했다.


혼자 걸으면서 화창한 가을을 만끽하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좋은 느낌이 밀려오고 행복감이 마구 샘솟았다. 그런데 그 순간 불안감이 훅 치고 들어왔다. 마음 한쪽에선 행복감으로 기분이 너무 좋은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이 행복감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긴 것이었다. 불안감의 원인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건강문제였다. “엄마가 아프니까 빨리 오라”는 아버지의 다급한 전화를 몇 년 사이에 두 번이나 받은 후 종종 불안감에 시달렸는데 오늘이 그랬다.


행복감 대신 불안감에 압도돼 처진 기분으로 오후에 일을 하고 있었다. 회사 홈페이지 제작 건으로 업체 관계자가 방문했다고 해서 미팅을 하는데 말다툼을 하고 말았다. 기분이 상해 짜증이 솟구치는 순간 문자메시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안녕하세요! OO시청이 입니다. 건강보험료 미납하신 거 오늘 중으로 꼭 납부해주세요” 기분 좋은 일도, 기분 나쁜 일도 늘 동시에 벌어진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 몇 년 전 인도 라다크에서 만났던 이 아이의 얼굴을 본다.

행복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행복의 느낌을 더 깊고 충만하게 느끼거나 불안감을 정화하는 길 밖에 없다. 불안감을 놓아버리지 않으면 행복감은 마른 연기처럼 언제든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행복감은 불안감을 내려놓으면 자연스럽게 샘솟는 느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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