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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선 Nov 27. 2016

시선

take 1.


망가뜨린 시간,

소모했던 존재,

태워버린 계절,


소실점에 시선을 둔다.

시선의 끝에는 당신의 호흡이 다가온다. 

나는 당신의 시선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시선의 끝에서 우리는 호흡을 주고받는다.


재생된 시간,

창조된 존재,

회귀된 계절,


부정은 능동이고 긍정은 피동으로 일관했던 생生이,

이 삶의 진행이 고달픈 이유를 이제 알겠다.



take 2.


일상 속에서 각자의 시선만큼의 세상이 존재할 것이다.

우주가 어디에 있든, 블랙홀이 몇 개이든, 지구가 한 개이든 수만 개이든,

내가 보낸 시선 속에 존재한 그 무엇만이 실존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것들은 창조되고 나타나고 탄생되지만, 동시에 기억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소멸한다. 분초를 다투며 소멸하고 탄생하기를 반복한다. 생이 지루하다고 이야기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나의 시선이 한 군데 머물러 있을 뿐. 게으름을 피워 시선이 정체되어 있었을 뿐. 역시나 나는 언제나 나의 꾐에 빠져 생의 괴로움을 불가항력인 것처럼 핑계로 살아왔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 머문 어떤 존재가 때로 눈부처같이 아름다운 것을 모르고.




* 장소 : take 1. - 제주시 애월읍 , take 2. - 부산광역시 수영구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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