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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선 Jan 13. 2017

Last Scene



끝까지 달려본 적이 없어서일까,

끝까지 살아본 적이 없어서일까,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무겁다.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 아니었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또 다른 이름으로 일상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언제나 돌아가는 길에 이 순간이 끝임을 아쉬워하게 된다.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날들이 시작된 지 한참이나 지났다. 그래도 아직 나는 지나간 한 해를 완전히 보내지 않았다. 조금 더 붙잡고 있다가 따뜻한 봄볕이 들면 보내야지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늘 이러다가 속수무책으로 계절을 뺏기고 다른 환경들에 의해 시간은 유린된다. 알고 있음에도 나는 혼자의 힘으로 먼저 보내는 일을 잘 하지 못한다.


무언가를 마무리짓고 그만둘 줄 아는 일은 시작하는 일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일이다.

비상시에도 멈출 수 있을 만큼만 속도를 내어 달리는 자동차 운전 실력처럼.


미숙하게나마 어른 흉내를 내어 보고 싶다, 어쨌든 어른이니까.

때로는 기진하고 소진할 때까지 무언가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일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싶다.



* 장소 : 일본 교토시 우쿄구.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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