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지게 먹었다. 가을 내내 마시고 먹어서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그럼에도 가을에는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있었다.
아무리 주워 먹어도 다 삼켜지지 않은 날짜가 있었다.
푸지게 먹고도 남았다. 아마도 가을 내내 마시고 먹어도 무엇을 더 먹어야 할지 몰랐을 테지.
뒤늦게 남아있는 사진 한 장을 본다,
먹고 남아 버린 음식물 같은 시간들을 본다.
누군가의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을 그 시간들을 본다.
* 장소 : 경북 경주시 불국사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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