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바람이 온몸을 웅크리게 만들 때, 따사로운 불빛을 따라 층계를 올라가려 했던 어느 날이었다. 칼보다 더한 바람을 견디면서 나무가 흔들리며 울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난로에 물이 끓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난로처럼 펄펄 끓는 감기를 앓으면서도 레몬차 한잔을 손에 쥐고 두어 명 정도는 노곤한 자세로 졸고 있지 않을까 상상했다.
*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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