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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베짱이 Mar 20. 2023

불면

상념의 밤

이리저리 몸을 뒤척여보고

바로 누워 천장을 쏘아보아도

오만가지 잔상을 채우려는 듯

밀물처럼 쏟아지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상념들은 

꼬리를 물고 늘어져

점점 두뇌는 열을 발산하는 

기계가 되어버렸다


언제부터 시작된

어디서부터 출발한 

꼬리물기인지 알 수만 있다면

처음으로 되돌아가

고운 모래 백사장에

상념의 두 글자 그려 놓고

밀물과 썰물에게

지워달라 애원하겠건만,

단락만이 유일한 답이 되었다


잠시 단락,

단락과 단락사이

또 다른 물꼬가 트이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상념의 조각들이 틈을 매우더니

어느새

나의 뇌는 무일푼의

쉼 없는 노동을 해대고 있었다


커튼너머로 

새까만 밤을 물리고

나의 뇌를 점령해 가는

상념들처럼 

서서히 번지는

새벽의 잿빛 그림을 배경으로

결국,

진짜 단락이 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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