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쉼표, 04화

할매손은 약손

by 글짓는 베짱이

"내손이 약손이다"

"할매손이 약손이다"

세월이 할퀴고 간 늙은 할매의 손

코흘리개 손자 놈 배꼽에서 맷돌을 돌린다


"내손이 약손이다 "

"할매손이 약손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 놈

오늘도 배꼽을 까고 드러눕는다


"할매 배 아파~"


꾀병 손자 놈 얼굴을 내려다보며

배시시 웃으시곤

할매는 정성스레 약손을 지어

낫지도 않을 손자 놈 배를

주무른다


스르르~

꾀병에 걸린 손자 놈 낮잠에 빠질 때

슬며시 다가온 줄무늬 새끼 고양이

할매 옆에 드러누워 뱃가죽을 보인다



"내손이 약손이다"

"아빠손이 약손이다"


그 옛날 손자 놈은 할매의 약손

손자 놈의 코흘리개 아들에게

전수를 한다


손자 놈 무릎에서 잠든 아들의 얼굴

그 위로 미소 짓는 손자 놈 얼굴

할매를 닮았다

할매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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