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아, 안녕. 누나야.
너를 두고 밖에 놀러 나왔지만 너를 생각하며 편지를 써.
하루 종일 집에서 기다릴 너를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
그래도 우리 어제 많이 놀았잖아. 너만 두고 나온 누나를 용서해 줘.
댕댕아, 요즘 댕댕이를 보면 누나는 조금 속상해.
너의 까만 눈동자에 점점 뿌옇게 끼는 안개를 볼 때마다 영영 안 보이는 시간이 빠르게 다가올까 봐 불안해. 그래서 네가 세상을 볼 수 있는 지금 더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아름다운 세상을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새로운 장소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누나는 더없이 행복해. 산책뿐만 아니라 너와 눈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좀 더 늘려볼게.
요즘 점점 더 쉽게 피곤해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모습을 보며 너의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껴. 일 년 일 년 하루하루가 다른 너에게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번호키를 누르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상상해. 네가 현관 앞에서 반겨주지 않는 상상. 방석에 조용히 누워 있을까 봐 불안해. 넌 아플 때만 누워서 반겨주잖아. 아니면 내가 없는 순간에 떠나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돼. 하루 종일 너를 혼자 두고 나가 있는 동안 누나는 너를 걱정하고 있어. 문 앞에서 점프하며 반겨주는 너를 봐야 불안이 사라져.
댕댕아, 누나는 많이 바라지 않아. 네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누나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 나의 수명을 너에게 줄 수 있다면 모든 수명을 너에게 줄 텐데. 누나의 시간보다 더 빨리 흘러가는 너의 시간을 붙잡고 싶어. 오래 살 수 없다면 적어도 많이 아프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너의 마지막 시간들이 아픔으로 가득 차지 않기를 바라. 덜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떠날 수 있기를. 행복했던 기억을 가지고 편안하게 떠날 수 있기를. 그 마지막 순간에 내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사랑하는 우리 아기, 누나랑 함께 해줘서 고마워. 우리의 시간들이 너에게 행복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지만 남아 있는 시간도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조금 더 건강하게 함께해 줘.
ps: 누나가 ‘개늠의 시키’라고 하는 게 진짜 욕이 아니라는 사실 너도 알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