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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an 07. 2021

중요한 일에 매진하는 한 해가 되자

새해가 되었다. 해가 바뀐 만큼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업무를 재정비하여 시작하는 시기다. 올해는 지난 3년과는 다른 일을 맡게 되어 이것저것 고민 중에 있다. 다른 부서와의 교류와 협업이 많고, 특히 의뢰를 받아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중심인 부서라서 일의 성격들을 잘 나누고 균형을 제대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올해의 업무는 세팅된 실험을 루틴 하게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누군가의 부탁을 해결하고 처리하는 일이 일상이 되면 기계적으로 일하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흔히 일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잘 따져서 업무를 하라고 한다. 급하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일을 항상 우선순위에 두고 싶지만, 현실은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기 쉽다. 중요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납기일이 정해진 업무, 생산 일정에 맞춰 보고서가 필요한 실험 결과 등이 GTD의 앞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 일상이다. 정해진 시간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제품 개발 일정, 생산 시기가 미뤄진다. 그런 상황에선 중요하지 않았던 것도 잠시 동안 중요성이 높아진 일이 되기도 한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누가 되었든 반드시 처리해야 할 일이다.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회사 업무라는 것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일을 하다 보면 그런 범주에 드는 것들이 항상 있다. 문제는 그런 일들을 처리하다가 정작 해야 할 고민을 못하고 하루하루 버티는 경우다. 그러니 가급적 ‘나만 아니면 돼’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혹시 본인에게 주어지면 미루지도 말고 얼른 처리해야 할 것이다.


동료들에게 중요도와 시급도에 따라서 일을 나누고 본인의 업무 분배를 잘해주세요~라고 말을 하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급한 일, 시간이 정해진 업무는 어느 정도 객관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중요성이란 누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이전까지 중요함의 판단은 ‘나’라고 막연히 생각해 왔었다. 물론 내가 업무를 바라보는 시선, 태도가 우선이다. 직장 생활을 해보니 중요성을 판단하고 공감해주는, 어쩌면 본인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의사결정자(상사)다.


상사와의 교감에 실패하면 일의 추진이 잘 안되기도 할뿐더러,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성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누구나 자기의 생각과 판단이 있기에 같은 일을 바라볼 때 때로는 남이 나보다 더 중요성을 높게 사는 경우도 있고, 도대체 왜 필요 없는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듣기도 한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의견들 중에서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엔 한없이 의미 없는 접근과 시도로 보이는데, 상사가 소위 ‘꽂혀서’ 몇 년째 과제를 끌고 가는 경우를 목격했다. 과제의 리더가 강한 믿음을 갖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싶은 의사결정자의 의지 때문일까? 무엇이 되었든 적어도 과제 담당과 상사의 교감, 공감대가 없었다면 이 일은 사라졌을지 모른다. 누가 나에게 왜 저 과제는 계속 하고 있을까요? 성과가 더디고 어쩌면 실패로 끝날 것 같은 일 같은데요? 라고 물어보면 매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 중 1순위를 '상사의 관심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나만 중요한 일보다, 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만들고 제안하자는 부탁을 할 것이다. 특히 일을 평가하는 상사와의 공감대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혹시 상사가 본인 업무를 마뜩지 않게 바라본다면 열심히 설득해서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거나, 빨리 노선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상사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적어도 일 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막판에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어서는 곤란하다. 부디 모두 (서로가 동의한) 중요한 일에 매진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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