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그랜트의 Originals 서평
Original이란, origin (기원)으로 부터 온 단어로 '본래의' 뜻이다. 하지만 책 제목으로서 Original은 명사로 "독특한 특성을 지닌 것.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 되는 사람. 참신한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의미한다. 이 책의 부제,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를 보면 결국 Originals = 관행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책은 남들과는 무언가 달랐던 사람들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비범성을 보여 준 사람들은 남들과 무엇이 달랐기에 그리 되었는지를 여러가지 예시를 통해 발견한다.
여러가지 다양한 예시가 나오는데, 몇 가지 인상적인 내용들을 소개하고 싶다.
독창성은 현재 체계를 해체해야 가능하다. 그것은 왜 지금 상황이 이렇지? 라는 '호기심'이 출발점이다. 구글 직원들 중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에게 회사 업무란 변화 가능하고 새로운 제안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자 일의 행복지수가 상승한 사례.
일이란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상사가 준 일, 해야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은 만족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일은 그저 관행적으로 해오는 일들이다. 현 상황을 '왜'로 바라보는 순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상사의 입장에선 관성을 버려야 하고, 부하직원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와 동기 부여를 계속 해야 할 것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성공 할지 여부를 예측하려면,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가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보다는 그들의 행동을 통해 얼마나 실행 의지가 강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흥미로운 내용이다. 대부분 열정적인 아이디어 제안자가 곧 성공할 것이라 믿지만 머릿 속의 상상을 누가 실현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내 경험으로도 실패한다 해도 어쨋든 실행해 보는 것이 더 좋았다.
또 하나, 회사에서 참신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데 그것을 실행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으니... 바로 조직의 폐쇄성, 변하지 않으려는 관성이다. 이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내 의지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 시키기 위해서는 지위가 필요하다. 특히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아마도 어떤 정형화된 조직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경우에 적합한 사실인 것 같다. 예로 소개된 CIA의 정보관리자 내용 또한 그러하다. 상사와 동료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어느 정도' 위치에서 말을 할 때 더 설득력을 갖게 된다는 주장은 신선하다. 아이디어의 중요성과 의미 보다는 제안자의 사회적 위치가 타인에게 후광효과 같은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세련되고 폼나게 내가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런 걸 전략적인 행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느리게 일하는 것의 장점. 뒤로 할 일을 미루기라는 제목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아이디어의 인큐베이션' 과정을 길게 그리고 풍부하게 고민할수록 결과물은 좋아진다는 것.
또한 좋은 아이디어는 무작정 빨리 제안하고 완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음식이 숙성될 수록 더 깊은 맛이 나듯, 아이디어도 시간을 두고 묵혀둘 필요가 있다. 때로는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실현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새롭게 각색되는 기회도 생긴다. 요즘 여러가지 생각 중에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이종 기술의 접합점을 찾은 경험이 있다. 문제는 그 아이디어를 버려두면 안된다는 점이다. 항상 더 발전시키기 위해 머리 한 꼭지에 담아두라는 것.
직원들이 공동의 가치와 규범에 매우 헌신적인 경우, 그 조직에는 강력한 문화가 존재하지만 가치와 규범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강력한 문화를 조성하려면 다양성diversity을 핵심 가치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이 점이 브리지워터의 강력한 문화와 컬트의 차이점이다. 다른 의견을 권장해야 헌신적인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브리지워터는 직원을 채용할 때 유사성을 기준으로 조직문화에 적합한지 판단하지 않고 조직문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가장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만든 부분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브릿지워터의 문화는 너무 극단적이어서 현실성 없게 느껴진다 (CEO에게 대드는 말단직원? 마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어쨋든 공동의 가치와 규범을 강조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동질성 추구라는 것에 동의한다.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간주하는 문화가 되면, 어느 누구도 솔직해지기 어렵다. 좋은게 좋은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조직 문화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대부분은 우리 집단과 잘 어울리는 사람인가부터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 문화에 날이 서있거나 튀는 사람은 걸러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나에게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은 보통 배척 당하기 십상이다. 우리가 집단 사고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과 방향을 엉뚱하게 가지 않으려면 '건전한' 내부 비판이 가능해야 한다. 아 물론, 건전한 비판과 비난의 차이는 분명하다.
이 책을 보면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첫째, 내가 만약 Originals가 되려면, 또는 내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효과적인 방안을 찾을 것인가? (개인의 관점)
둘째, 내가 만약 Originals들이 생겨나도록 하거나, 마음 놓고 활동하는 조직을 만들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관리자 관점)
이에 대한 저자의 가이드가 책 말미에 소개되고 있다.
작은 조직 관리자로서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위에서 소개된 내용과 유사하다). 조직 문화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 기여할 사람을 채용하라, 비판을 허하라, 해결책 보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도록 해라.. 등등. 또한 나 자신도 아이디어를 내고 제안하는 사람으로서 가질 태도 역시 있다. 새로운 영역에 몰입하라, 아이디어의 친숙함을 높여라 등이 그것이다.
메세지는 명확하다. 기존 체계에 순응하지 말 것. 자꾸 왜라는 질문을 던져 조직 건전성을 높일 것. 그리고 그런 반항의 문화(?)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
그런데 난 아이디어가 많은 창의성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걱정마시라. 그에 대한 답은 또 다른 책에서 제시되고 있으니까. 창조는 노동이며,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 (창조의 탄생, Kevin Ash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