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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Oct 06. 2022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부드러운 머릿결을 느낄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그냥 기분이 좋다? 최근 KAO라는 화장품 회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좋은 머릿결을 실감할 때 체내의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긍정적 감정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머릿결이 좋다고 느끼는 점수가 높을수록 옥시토신이 증가하여 자기 긍정감이나 정서의 안정까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이가 꽤 어릴 때부터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잠자리에 들 때 그렇게나 많이 엄마의 머리카락을 꼬아서 살살 만지면서 잠들곤 했다. 중간에 자다가 깰라치면 머리카락을 찾았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쳐서 엄마의 잠을 방해하기도 했었다. 옥시토신은 자궁 수축 호르몬으로 알려져 출산에 도움을 준다는 정도의 지식만 있었는데, 정서적인 기능에도 관여하여 두 사람의 애정을 높여주는, 유대 관계나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된단다. 긴장도 풀어준다고 하니 이제야 아이가 왜 그리 집착하듯이 엄마의 머리카락을 찾았는지 이해가 된다. 단순한 습관 정도로 치부했던 현상이 증명되었으니 반가운 일이다.


누군가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과학적 근거가 잘 마련된다면 참 좋겠다. 당장 행동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해도 최소한 ‘왜 그러는지’ 정도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머리카락 만지는 습관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밤을 지새운 엄마의 마음은 짜증 나긴 하지만, 그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아내가 불편함을 조금 더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된다.

왜 그런지를 이해하지 않더라도 그냥 알아서 대응하거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넘어가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필요한 건 적절한 명분이다.


이성적으로 일해야 하는 일터에서 사람들은 다분히 감정적이고, 감정을 케어해야 하는 집에서는 오히려 더 이성적이다. (손에 잡히는 경제 팟캐스트 커피타임에서, 박세훈 작가)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이든 일이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면이 많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몰라서 그런 것인지 궁금한 행동과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을 하는  있어 팩트보다는 태도를 문제 삼고, 일의 진위 여부보다는 앞뒤 맥락과 분위기를 살펴야 하다 보니 말과 행동의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맥락 조직투명한 소통과 이해의 필요성을, 개인의 노력과 숙고로 풀어내야 하는 소모적인 문화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어쨌거나 바깥에서 술자리  때는 분명 멀쩡한 사람들도 회사에서는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지 그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분명 있을 듯한데, 누가 그런 연구해서 결과를 알려주면 좋겠다. 행동을 당장 바꿀 수는 없어도 대충 이해라도   있게 말이다. 견딜  있는 힘이라도 채워질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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