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사용과 투자, 지속가능한 조직이 되려면.
2017년이 시작된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1년을 3개월 단위로 끊는 quarter로 생각하면 1/4이 마무리 된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참 빠르게 다가온다. 어제는 본사에 근무하는 동기와 함께 저녁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예년에 비해 사업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예산에 관한 얘기를 잠깐 했었다. 오늘은 그 꼭지에서 파생된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성과란 무엇일까? 목표로 하는 판매액을 (초과)달성 하거나, 개발하려던 기술개발을 성공하거나, 성공적으로 제품 런칭이 되거나.. 뭐 이런 것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성과 관리란 무엇인가? 자칫 잘못 생각하면 성과 관리란 것이 단지 해당 목표액 달성이나 기술개발 달성 여부로만 판단되기 쉽다. 그러나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성과가 잘 나오도록 하는 모든 행위가 이에 속할게다. 즉 전반적인 자원 (resource) 관리도 성과 관리의 대상에 속한다. 예를 들어 1000억을 파는 것이 목표였고 이를 달성했다고 가정해 보자. 목표를 이뤘이니 성과 관리가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목표를 위해 애초에 배정된 예산을 크게 초과해서 사용했다면 이것이 잘 된 성과라고 마냥 만족할 수 있겠는가?
기술개발 부서의 경우 돈을 벌어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투자되는 자원의 양이 적지 않다.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이 막대하다보니 과연 경영진의 입장에서 연구소를 어떻게 바라볼 지 내심 궁금하다. 기업의 입장에서 모든 것은 기회비용이다. 가급적 리소스의 투여는 한정하면서 그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내고자 한다. 따라서 애초에 배정된 예산을 이용해서 1년 살림을 어떻게 해야하나.. 이것을 잘 하는 것도 드러나지 않는 성과 관리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연초에 살 것들이 많았는지 계속 결재가 올라오더니 급기야 3개월 만에 총 예산의 30% 정도를 써버렸다. 걱정이 되어 다들 꼭 필요한 것인지 확인하고 사자고 하니 어떤 친구들은 어차피 돈 없다고 하면 더 주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솔직히 나도 이런 마음이 없지는 않다. 설마 굶기야 하겠어?). 그러나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자원을 잘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다. 어떻게 보면 성과를 창출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일수도 있다. 한정된 자원일 경우 일의 우선 순위를 어떻게 둘 것인지,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성과 관리 아니겠는가? 올 해는 가급적 지급된 자원 안에서 최선을 다해 볼 요량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원이다. 흔히 인사관리 부서를 HR팀이라고 부르는데, HR이 바로 human resource 즉 인적 자원이다. 1년만 죽을 둥 살 둥 해서 성과 쪽쪽 빨아먹고 버릴 것이 아닌 이상, 같이 일하는 동료를 잘 챙겨야 한다. 그래야 조직도 지속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막역한 사이가 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관리자들은 조직 내 구성원의 성장 기회를 꾸준히 제시하고 현실화 시켜줘야 한다. 예전에 사내 장학생 제도가 있었다. 아무래도 고성과자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는데 워낙 뛰어난 사람들이다 보니 열심히 공부해서 다들 다른 곳 (학교)으로 가버렸다. 취지와 제도의 필요성 자체는 더할 나위 없었으나 의도하지 않은 폐단으로 인해 현재는 운영이 중단되었다. 개인적으론 많이 아쉽다. 조직에 대한 loyalty를 갖는 사람들을 육성할 뿐 아니라 더 좋은 성과의 기회를 어찌보면 잘난(?) 선배들이 없앤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개인 미팅을 할 때 의견을 들어보면 박사 과정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금전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적어도 동기 부여를 계속 해주고 기회 요소를 찾아주는 것은 필요하다. 이는 미래를 위한 성과 관리로 봐야할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