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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영 Apr 18. 2024

신발을 선물하면 정말 헤어질까?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제대할 때까지 기다려주면 '꽃신을 신는다.'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그렇게 전역을 하면 보통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신발을 선물하고 이걸 '꽃신'이라고 부르는 게 트렌드 내지는 전통인 모양.


다만 이것과는 별개로 보통 연인에게 '신발을 선물하는' 행위는 금기시되어있는 것 같다. 도망간다나.


딱히 믿는 종교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숟가락을 뒤집어 놓지 않는다거나 문지방을 밟지 않는다거나 같은 미신은 또 잘 지키는 입장이라 생각해보니 만나던 사람에게 신발을 선물한 적은 없다.


대신 받은 적은 딱 한 번 있는데, 어이가 없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헤어졌다.

사실 지금은 그 이유마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이가 없어서 화를 내자 냅다 택시를 타고 집앞까지 와서 사과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더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이다.


하필 또 내 생일이 오래 남지 않았던 기간이라 어차피 헤어질 것 같은 상황에서 굳이 선물까지 받아내고 싶진 않았다.

그 다음에 돌아올 그 사람의 생일까지 우리가 만나고 있을 거란 장담을 하지 못하겠으므로.


선물이 필요 없다는 내 말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그 사람은 대답을 했고, 대충 아무거나 필요할 것 같은 걸로 골라달라는 내 말에 산책하는 걸 좋아하니 신고 돌아다니기에 좋은 운동화는 어떻겠냐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게 신발을 고르러 간 백화점에서 운동화를 신어보면서 농담처럼 

"그런데 연인한테 신발 사주면 그 신발 신고 도망간다는데...?" 라고 던진 내 말에


"무슨 그런 말을 해, 도망 안 갈거지?" 라고 신발끈을 묶어주던 인간은 정확하게 한 달 하고도 8일이 지났을 때 본인이 도망갔다.

황당하네.


역시 미신은 미신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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