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요즘 들어 글을 쓰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왜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명쾌한 답이 나오진 않았다. 그렇게, 몇 주를 또 고민하는 동안에 현업에 치여서 점점 더 글을 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그때 시작한 게임이 있는데, 바로 '몬스터헌터'라는 게임이었다. 워낙 그 게임을 좋아했기도 하지만, 몇 달만에 동생에게 줬던 닌텐도를 돌려받고 나서 게임을 다시 하려고 하니, 즐길 게임 콘텐츠가 너무 방대했다. 그래서, 게임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글을 쓰는 시간이 더욱더 줄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게임이 글을 쓰지 않는 이유는 아니었다. 게임을 하는 동안에도, 사진 편집과 새로운 인스타그램 채널을 만들고, 그림도 매주 꼬박꼬박 그렸으니까 말이다. 내가 글을 쓰지 않는 이유는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어렵풋하게나마 알아챈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책익다"라는 북펍에 왔다. 너무 오랜만이었는데, 아무런 이유가 없이 그냥 오고 싶었다. 그래서, 무턱대고 왔는데, 내가 즐겨 앉던 자리가 비어 있었고, 그곳에 마치 이 가게에 매일 오는 사람처럼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알콜 맥주를 주문하고, 내 자리에 놓인 책을 읽기 시작했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라는 책이었고, 이 책은 내가 앞서 말한 글을 쓰지 않는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해 줬다. 책의 내용은 내 상황과 전혀 연관이 없었지만, 그 책이 쓰인 저자의 글쓰기 톤이 바로 내가 요즘 글을 제대로 쓰지 않았던 이유를 알려주는 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게 무엇이냐고?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얘기하자면, 내가 점점 내 글을 통해 교훈을 나누려 하고, 남에게 교훈적인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관찰기의 의도와도 전혀 맞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위 말하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느라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내가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힘을 빼기로 했다. 힘을 빼고, 예전처럼 그때그때의 내 감정과 생각들을 가감 없이 글로 써가기로 말이다. 주제도 없고, 교훈도 없이, 그저 주위 친구나 직장동료, 이웃사촌이 늘어놓는 신변잡기와 같은 편하게 글을 쓰기로 말이다.
"힘을 빼자"라는 결론에 닿으니, 글쓰기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고민하지 말고, 멋 부리지 않고, 소박하게 내 생각을 나누자고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 나 자신도 좀 더 자유롭게 앞을 향해 날아갈 수 있게 말이다.
마음을 다 잡고 앞을 향해 한 발 내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