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막
서둘러 밖으로 나가니
안이다
나는 막이다
막을 찢고 비집어도
다시 안이다
언제나 안이다
하얀 밖이 기다리는데
나는 침잠한 채
안이다
내가 싼 비밀들이
악몽처럼 일어난다
연명한다
하릴없게도
하얀 눈이 날린다
눈에 닿았더니
시간이 요동친다
지각이 균열한다
또 홀로 치열한
안이다
곧 낭떠러지다
세계와 세계가 충돌하고
나는 무한으로 떨어진다
조그만 미소와 함께
나는 걷고 있다
발바닥으로
기억을 누르는 시간
온종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