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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대훈 Dec 19. 2023

116

12.19

막  


서둘러 밖으로 나가니 

안이다

나는 막이다 

막을 찢고 비집어도 

다시 안이다 

언제나 안이다

하얀 밖이 기다리는데

나는 침잠한 채 

안이다 

내가 싼 비밀들이

악몽처럼 일어난다 

연명한다 

하릴없게도 

하얀 눈이 날린다

눈에 닿았더니

시간이 요동친다

지각이 균열한다

또 홀로 치열한

안이다

곧 낭떠러지다

세계와 세계가 충돌하고 

나는 무한으로 떨어진다 

조그만 미소와 함께

나는 걷고 있다

발바닥으로 

기억을 누르는 시간

온종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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