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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대훈 Jan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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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겨울 공상  


일을 멸망으로 가고 있음에도 일상의 사소한 기쁨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 삶은 측은하다, 바깥으로 안으로 찬바람

공포, 하고 중얼거린다, 나에게도 희망이란 게 있어야 하므로 

걸어야 했던 땅은 어느새 건널 수 없는 허공이었고 

달콤한 졸음이 몰려들었다, 눈보라가 칠 듯하다 

하얀 망실, 움직이는 것들은 흘깃, 반짝이기도 하고 더럽기도 하다 

당분간 내 생활의 연료는 정신의 비운일 것이다

걸음마다 부스럼이 떨어지고 관자놀이가 울렁울렁 신음한다 

그런데 명랑함이란…..도대체 무엇인가? 

그렇다, 이런 날의 밤은 너무 가혹하다

내 그림자는 어디서 진창 술이나 마시고 있는가 

깨고 보니 한 칠십 쯤 되었으면! 나는 땅바닥을 쳐다본다

어느 날 나는 하얀 벤치에 매달려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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