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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May 12. 2019

내 꿈은 당신과 나태하게 사는 것

 고수리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에서 만난 시인이 있었다.

맑고 투명한 시를 쓰는 남자였다.

회사 명함을 내미는 대신,

자신이 만든 시 쓰는 사람으로서의 개인 명함을 내밀던 남자.


그때는 그와 내가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일본에 살고 있었고, 나이도 열 살 가까이 차이가 있어

좋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간극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별의 아픔도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키던 그.

언젠가는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사랑하며 행복해지리라 생각했다.


후훗

인생이 참 재미있다.


그에게, 내가 딱 8개월을 몸 담았던 사무실의

한 여자 동료를 소개해 준 적이 있다.

말수가 적고 미소가 해맑은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자리에 나는 없었다.


그 '언젠가는 좋은 사람을 만나'에서의

좋은 사람을 만나는 데

다리가 된 나.

평생 처음 있는 일이다.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라고 말이다.


그와 그녀가

이 노래 가사처럼

평범한 일상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기를...

  




내 꿈은 당신과 나태하게 사는 것


내 꿈은 당신과
나태하게 사는 것
더 이상 치열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그저 내 키만 한 소파에
서로 기대어 앉아
과자나 까먹으며 TV 속
연예인에게 깔깔댈 수 있는 것
그냥 매일 손 잡고 걸을 수 있는
여유로운 저녁이 있는 것
지친 하루의 끝마다
돌아와 꼭 함께하는 것
잠시 마주 앉아 서로
이야길 들어줄 수 있는 것
네가 늘 있는 것
네가 늘 있는 것

그냥 매일 손 잡고
걸을 수 있는 여유로운
저녁이 있는 것
지친 하루의 끝마다
돌아와 꼭 함께하는 것
잠시 마주 앉아 서로
이야길 들어줄 수 있는 것
네가 늘 있는 것
네가 늘 있는 것

내 꿈은 당신과
나태하게 사는 것
당신과 남은 생을 사는 것



https://www.youtube.com/watch?v=EaP2XrDbPgA

노래: 슌 (S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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