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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Aug 22. 2021

이만하면


           이만하면


                                안드레아


새벽 텅 빈 도로를 가로지르며 운동하러 갑니다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 6시에 도착해도 테니스 코트에는 이미 회원들이 바글바글하네요

참 부지런들 하십니다


소나기가 내리는 와중에 우리는 테니스 수중전을 합니다

동쪽 하늘을 보니 파란 조각들이 이쁘게 보이는 걸로 봐서

비가 오래가지는 않을 듯합니다

 

아직 팔월이라 더위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인가요

두 게임을 쉬고 간이의자에 앉아 쉬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시원하게 식혀 주고 가네요


아, 이 온도

아, 이 바람의 터치

불현듯 이 조건의 과거 어느 때가 있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늘 이렇습니다

살갗에 닿는 바람의 살랑임이 달라질 때

나는 이 느낌 그대로의 한때를 떠 올리며

까닭 모를 웃음을 짓고

차오르는 행복함을 느끼곤 하거든요


이만하면

족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나옵니다


가을님,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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