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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드레아 Sep 20. 2021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 둘레길


초록이 주는 느낌이 싱그럽다.

잡생각이 들지 않고,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

맑은 물이 초록의 나무를 담으면

그게 그리 이뻐 보일 수가 없다.



어린 시절 아빠 엄마를 따라 나무와 물이 있는 곳으로 다니던 기억이 떠 올랐다.

두 분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앞서 걸으시고 나는 풍경 한 번 보고 감탄하며 사진에 담는다.



죽은 나무가 물가에 드리워져 있었는데

나무껍질을 뚫고 싹이 돋아 마치 누군가 심어놓은 듯 가지런히 키를 맞추고 있었다.



전나무의 늘씬함은 여자 배구선수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시원하고 거침없다.



몇백 년 된 아름드리나무가 벼락을 맞았는지 폭우에 견디지 못했는지 쓰러져 이미 이끼가 잔뜩 끼고 나무의 몸통은 쩍 비어버렸다.



오후 5시 즈음 기온은 19도로 떨어져 있었다. 기분 좋은 서늘함으로 샤워를 하며 전나무숲길과 작별을 한다.

마지막으로 검푸른 천이 맑디맑은 가을 하늘과 어여쁜 흰구름 머금은 풍경을 가지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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