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후렌드(Whoriend)일까
글쓰기 모임은 해를 넘기지 못하고 해체 됐다.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였다.
2020년,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때, 만남의 기약은 길어지고 모임은 줄었다.
이해한다. 가족조차 밖에서 바이러스를 ‘가지고’ 들어오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던 때였으니까.
모임도 마치 사업처럼 흥망이 있다.
모임이 흥할 땐 사람이 많을 때다.
가입한 사람이 많고, 참석률이 높을 땐 안정적으로 모임이 굴러간다.
반대로 망할 땐 사람이 없고 참석률이 저조할 때다.
사람들이 모임을 찾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더 재밌는 무언가 생겨서
모임에 나온 목적을 이뤄서
불편한 사람이 있어서
흔히 ‘빌런’이라 칭하는 불편한 사람이 있을 때 지적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문제를 제기하고 상대와 맞춰나가는 것보다 그 사람을 피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후렌드(Whoriend)라는 단어가 모임의 본질을 꿰뚫는다고 생각한다.
후렌드(Whoriend)는 누구(Who)와 친구(Friend)의 합성어로, SNS 소통으로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인간관계를 뜻한다.
모임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으로 참여하는 것이기에 떠나는 것 또한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어제까지 나와 웃으며 마주 보던 사람이 모임을 나갔다는 알림을 받으면 어제 무언가 불편한 일이 있었는지 추측하며 씁쓸함을 삼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