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좋은 반려인일까.
율무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마음껏 하고 싶은 것들 하게 해 주며 키울거란 바람과 달리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을 유독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 벽지를 물어 뜯는다거나, 패드를 물고 이동시키려고 하는 등 어린 강아지가 할 수 있는 호기심 가득한 행동들을 정말 많이 보여주는데 가끔은 지칠 때가 있다.
게다가 내 수면 패턴은 박살이 났다. 잠귀가 밝은데 율무랑 같이 자려고 하니, 율무가 움직이는 소리에도 금방 잠에서 깨어 아픈 곳은 없나 살피고 다시 잠든다. 그러다보니 악몽을 꾸는 날도 많아지고, 새벽에 한두번은 깨어야 밤이 지나간다.
그리고 이번 달 텅텅 비어버린 통장 잔고를 보며 반성을 많이 했다. 돈이 정말 많이 든다는 건 알았지만, 내 삶에 영향을 줄 만큼 돈을 써서는 안 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다음 달에는 필요한 병원비만 사용하고 사료와 생필품만 구매하는 걸로... (이미 이번 달에 몰아서 예쁜 목줄과 풉백, 장난감 등 너무 많은 지출을 했다 ㅠㅠ)
같이 있으면 제발 사고만 안 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가, 떨어지면 애틋하고 보고 싶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기 전 늘 율무 사진과 영상을 찍어간다. 그리고 회사에서 보고 싶을 때마다 몰래 꺼내본다. 집 앞에 다와가면 또 발걸음이 빨라져 버스정류장에서 뛰어온 적도 많다.
또 이번주엔 수박과 강아지용 삼계탕을 해 주었다.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 내 요리도 귀찮아서 잘 안 해먹는 내가 율무를 위해 이렇게나 해 줄 수 있는 게 신기하다. 또 유튜브에서 반려견이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영상이나, 아픈 강아지들의 영상을 볼 때면 우리 율무도 언제 어떻게 아프고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덜컥 눈물이 나기도 한다. 있을 때 잘해야지, 나랑 함께하는 좋은 기억만 오래 오래 간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한 어른 강아지가 되기를 바라, 율무야.
율무 인스타: @parkyoolmoo